골든 슬럼버 / Golden Slumber
posted on 2026.09.07
Kotaro ISAKA / KOBIC / ISBN-13
한참을 책장에 꽂혀있던 책이다. 처음으로 영화 <골든 슬럼버>를 보기 전이었으니 10년을 훌쩍 넘겨버린 셈이다. 모니터 너머로 매일 마주하고 있는 책이지만 “언젠가는"을 외치다 이번 여름, 끝내버렸다.
한국에서도 리메이크된 작품이기에 도합 두 번은 영상으로 정주행한 셈인데, 그렇게 이미 알고 있는 서사임에도 무척 재밌게 봤다. 어쩌면 책이 두 영상물보다 훨씬 재밌고 쫄깃하게 느껴졌다. 1부, 2부, 3부, 4부, 5부로 이어지는 구성 때문이었던 것 같다. 앞의 3부는 각각 “사건의 시작”, “사건의 시청자”, “사건 20년 뒤"로 무척 짧은 분량의 챕터들인데, 4부 “사건"이 책의 반절을 훌쩍 넘길 정도로 길다. 마찬가지로 5부 “사건 석 달 뒤"도 무척 짧은 분량의 챕터.
모든 챕터를 읽고선 다시 3부를 읽었더니 피식피식 웃음이 나기도 했다. 이런 예상치 못한 회귀가 주인공과 나라는 존재의 벽을 허무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작품과의 물아일체의 묘미.
세상이 나를 억까하는 고독에 대해 생각했다. 아오야기는 홀로 설 수도 있는 사람이었지만, 결국 그의 곁엔 좋은 사람들이 서있었다. 사건 뒤에 또 홀로 남겨졌을 그가 어떤 마음이었을지, 그게 무척 궁금해졌다.
“추억이란 건 대부분 비슷한 계기로 부활하는 거야. 내가 떠올리고 있으면 상대도 떠올리고 있지." (p. 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