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개의 선 / Seoul, 9 lines

Sora IM / KOBIC / ISBN-13

작년에 짜요가 생일선물로 대전에 두고 간 책. 책장 정리를 하며 지난주부터 읽기 시작해 오늘 끝냈다.

책의 기획을 들었을 땐 꽤 흥미로울 거라 생각했다. 외국의 도시까지 확장된 추가 본까지 나온 것을 보니 더 신뢰가 갔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꽤나 어설프고 아쉬웠다.

1호선부터 차례로 읽으며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긋난 것인지 차근히 되짚어보려 했다. 먼저 눈에 띄는 문제는, 책의 내용이 지하철 노선과 크게 엮여있지 않다는 데에 있었다. 90% 이상의 내용이 저자 개인의 생각이나 추억보다는 지하철을 탄 사람들의 관찰기였는데, 그저 누가 타고 내리고 핸드폰으로 무엇을 하고 어떤 대화를 나누고에 치중되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지하철과 연관된 문화인류학적인 접근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그저 저자 주변에 탄 그리고 저자가 눈길이 간 치중된 표본에 불과하니 그렇게 보긴 어려울 것 같다.

가장 불편했던 것은 저자의 태도였던 것 같다. 타인과 눈이 마주치거나 나의 것을 흘끗거리는데 불편함이 있으면서도, 정작 이 책의 모든 내용은 저자가 타인의 대화를 엿듣고, 휴대폰 화면을 보고, 생김새와 행동을 관찰한 것을 기록한 것이란 게 아이러니였다. 게다가 장황한 비문이 좀 있어, 좀 숨이 가쁘기도 했다. 교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는다.

짜가 선물로 주고 가며 (물론 본인도 읽지 않았다지만..), 맨 앞장에 포스트잇까지 붙여 메시지를 남긴 터라 이런 평을 남기는 게 못내 마음에 쓰인다. 이 책은 실패였지만, 되려 짜나 다른 사람들의 시각에서 본 9개의 선들이 궁금하다. 그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 훨씬 행복하고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