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세스 / Ramses
posted on 2025.12.14
Christian JACQ / KOBIC / ISBN-13
그 시절 누구나 그랬듯, 어린 시절부터 라디오를 달고 살았다. 크리스티앙 자크의 <람세스>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라디오 광고의 단골 손님이었다. 아직 한국의 대하소설도, 삼국지도 다 읽지 못했는데 분량이 거대한 두 소설 모두 손을 댈 엄두를 내지도 못한 채 이십 년을 훌쩍ㅎㅎ.. 다음 주에 떠날 이집트 여행을 기다리며, 지난 11월부터 람세스를 부리나케 읽었다.
2013년 처음 대영박물관에 들어섰을 때, 거대한 람세스 2세의 상을 보고 놀랐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 생경함은 순간일뿐, 그 이후에도 이집트나 그리스, 로마 같은 고대사에 큰 관심이 없이 살아왔는데 나이가 점차 들며 인간으로서 갖게되는 어쩔 수 없는 근원적인 질문들에 결국 몸을 수그리게 되었다.
책은 좀 실망이었다. 웅장한 마음을 갖게 하는 대서사시를 기대했지만, 고 이집트판 아침드라마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천 년 전의 벽화와 유물들에 숨을 불러 넣는 것이 인상 깊었다. 카이로부터 룩소르, 아스완을 거쳐 아부심벨까지 이어질 여행지마다 책에 등장했던 구절들을 떠올릴 것이다.
되려 창세기전부터 출애굽기까지 이어지는 구약성경을 제대로 읽어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역사의 흐름이 안내하는 고고학의 발자취를 따라 걸을 여정이 무척 기대된다. 아직 이집트 여행을 떠나지도 않았는데, 다음 여행지들이 잔뜩 대기줄에 올라버린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