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모노 / Honmono
posted on 2025.09.14
Haena SEONG / DLKL / KOBIC / ISBN-13
이번 2025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열리는 블라인드 시네마를 예매했다. 호스트인 성해나 작가의 작품을 말로만 듣고 보고싶은 책 리스트에만 넣어뒀지, 막상 볼 생각은 못했었다. 영화제 전에 책을 읽어보고 싶어 도서관과 전자도서관을 뒤져도 모두 대출중에 예약대기도 한참이었다. 책을 사서 보관하고 싶지는 않은터라 중고서점에서 책을 구매해 냉큼 읽었다.
DBPia에 단편 <혼모노>와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는 올라와 있던터라 두 작품을 먼저 읽었고, 나중에 책에 실린 다른 단편들을 마저 읽었다.
좋아하는 근현대의 서늘한 시선의 작가들이 요즘 세대에 태어난 MZ라면, 이렇게 글을 쓰지 않았을까. 인간이나 관계, 무형적이면서도 유형적인 존재들에 대해 고민하는데 쉽게 읽혔다. 그리고 과할만큼 묘사적이지는 않은데 글이 머릿 속에 시각적으로 각인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 점들이 이 책을 베스트셀러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이 아닌가 했다.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요즘 세상의 기술에 절여진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적당한 책의 무게.
어떤 사건이나 사물을 두고 정면은 아닌, 그렇다고 완전히 전복된 시각도 아닌, 45도에서 60도 정도 비틀어진 시점에서 상상을 펼치는 부분이 좋았다.
이번 블라인드 시네마에서 정성일 평론가가 성해나 작가를 위해 픽한 영화가 무엇일지, 그것을 계속 추측해보려 애쓰며 읽었다. 호시노겐의 내한 콘서트를 기다리며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옆 테라스에서 맥주를 곁들이며 즐거이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