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프린스 1호점 / Coffee Prince
Sunmi Lee / DLKL / KOBIC / ISBN-13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모태가 되는 소설로, 드라마를 쓴 각본가가 드라마 방영 전 미리 출간했던 동명의 소설이다. 드라마와 많은 것들이 유사하지만, 또 달라진 것들이 꽤 되었다. 민엽이나 낙균의 캐릭터가 하나로 합쳐진 것이나, 출생의 비밀, 한결의 형제 구조와 한성의 캐릭터, 비밀이 들키게 되는 서사, 결말, 마음을 간지럽히던 대사들. 책을 읽을 땐 아주 가끔 평행 세계에서 약간 트위스트된 커피프린스라고 생각되기도 했다.
나도 방영 당시엔 본방으로 보지 못하고 뒤늦게 본 것이 2020년쯤인 것 같다. 생각해보면 수능이 끝나고 커피프린스의 주 무대 중 하나였던 부암동 산모퉁이 카페에도 일부러 찾아가보고 했었는데, 드라마는 막상 안봤으면서 왜 그런 촬영지 순례를 했는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드라마를 끝내고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해 사왔던 것 같은데, 그럼 벌써 5년 정도 책장에 꽂혀 시간만 보내고 있는 셈이었다. 여름 매미 울음 소리가 절정에 달한 요즘이 딱 이 책을 끝내기 좋은 호시절이란 생각으로 매일 밤 조금씩 읽었다.
이상하리만치 여름의 싱그러움을 가득 담은 컨텐츠다. 사랑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터치한다는 점에 있어선 <쉐이프 오브 워터>가 떠오르기도 한다. 영원히 20대에 머무르는 캐릭터들이지만 나에겐 영원한 선배처럼 느껴지는 사람들. 무언가와 언제 처음 맞닥드리는가가 갖는 힘을 새삼 깨닫다.
이 책이 갖는 컨텐츠를 가만히 생각해보자면, 가벼움이 갖는 감당 가능한 최대한의 무거움이 좋은 것 같다. 사람들을 번뇌에 빠트리지 않으면서도 마음은 살랑거릴 수 있는 가벼움. 그 가벼움 속에 녹아들어있는 감당 가능한 만큼의 무거운 화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