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더슨의 테이프 / The Anderson Tapes


Lawrence Sanders / KOBIC / ISBN-10

최동훈 감독은 여러 인터뷰에서 이 책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아마 세종관에서도 이 책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으니 언제 내 수중에 넣었는지가 까마득하다. 절판되어 오프라인에서는 구할 수가 없었고 온라인의 어떤 이상한 사설 중고서점에서 구매했던 것으로 기억. 끝까지 읽으려 시도하다 실패했던 것이 여러 번. 이번 여름엔 반드시 끝내야겠단 생각으로 7월동안 붙잡고 있었다. 결국 7월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결말을 보게 되었다.

책에서 느껴지는 영화적 긴장감이 신기했다. 최동훈의 시작을 충분히 탐험한 기분인데, 특히나 <범죄의 재구성>과 굉장히 유사한 점이 많아 그 영화의 원류를 마주한 느낌이었다. 주인공이었던 최창혁의 유쾌함과 대사의 찰짐, 그리고 영화의 반전을 뺀다면 사실상 영화의 원작이라 봐도 무방할 것 같았다.

어떤 건물을 통으로 훔치기로 한 것, 그 건물을 훔치기 위한 여러 장치들,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캐릭터들, “듀크"나 “닥터"같은 인물의 닉네임들. 김교수, 얼매, 펩시, 뽀빠이 같은 최동훈표 캐릭터 닉네임의 시초 역시 여기서 비롯한걸까.

영화의 결말에 다다를 때쯤, 연구실에서 열심히 전파를 날리던 후배를 생각하기도 했다. 나도 삶에 도움만 되는 아마추어무선을 좀 배워놨어야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