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 Pachinko
posted on 2025.07.03
Min Jin LEE / DLKL1, DLKL2 / KOBIC1, KOBIC2 / ISBN-13, ISBN-13
왜 제목이 파친코가 되어야만 했는지, 드라마에선 옅게 느꼈던 감정을 책을 통해 확신했다. 선대들의 희생과 헌신, 슬픔과 기쁨. 그리고 후대에게 남겨지는 레거시.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것이 파친코였다.
모든 캐릭터가 갖고 있는 서로 다른 아픔들이 서글펐다. 가끔은 자의와 상관없이 시대의 흐름때문에, 가끔은 운명의 장난 때문에 생기기도 하는 아픔들에 이따금씩 굴복하기도 하고 거스르기도 하면서 서로 다른 방법으로 시대를 헤쳐나간다. 그네들의 언어로 적힌 우리들의 이야기를 다시 우리의 언어로 보게된 것까지가 이 비극의 마무리같다.
결국 북으로 간 김창호는 어떻게 살았을까. 노아는 언제부터 끝을 생각했을까. 사람들이 버텨낸 그 밑바닥의 힘은 무엇일까. 모두들 일본의 버블을 잘 견뎌냈을까. 온통 물음표만을 남기고 마무리 되어버린 절대 마무리될 수 없는 이야기.
1권은 오디오북으로 듣고, 2권은 10시간을 더 들을 수 없어 책을 빌려다 읽었다. 덕분에 일상 곳곳에 성우들의 목소리가 녹아들었다.
기독교의 구원에 기대서라도,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다면.
선자는 더 이상 한수를 미워하고 싶지 않았다. 성경에서 요셉이 자신을 노예로 팔아넘긴 형들을 다시 만났을 때 뭐라고 말했던가? “당신들은 나를 해하려 하였으나 하나님은 그것을 선으로 바꾸사 오늘과 같이 만민의 생명을 구원하게 하시려 하혔나니.” 선자가 이 세상의 악에 대해 물었을 때 이삭이 이 구절을 가르쳐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