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 Our Neighborhood

Our Neighborhood / Mun Ku LEE / KOBIC / ISBN-13

오랫동안 책장에만 꽂혀있던 책을 꺼내 매일 저녁 한 챕터씩 읽었다. 그래도 속도가 영 나질 않았는데, 토요일에 날을 잡고 드디어 끝내게 되었다.

속도가 나지 않았던 까닭은 글이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다. 내용은 무척이나 친숙한 농촌의 크고 작은 일들인데, 그 내용을 그린 충청도 사투리가 난관이었다. 충청도 사투리를 짙게 사용하는 외가 사람들을 떠올리며 글자를 읽어 나가는데도 마치 외국어처럼 여간 쉽지 않았다. 최근 몇 년간 바람이 불었던 충청도 배경의 영상물들을 떠올리며 소리내어 따옴표를 읽어보기도 했는데, 그 맛을 살리며 읽는 것은 무척이나 대단한 일이었음을 상기했다.

77년부터 81년까지 “우리 동네 X씨” 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던 작품들을 묶은 연작소설이다. 70년대의 농촌을 눈에 그리는데, 한 마을에서조차 이렇게 매콤쌉쌀한 일들이 가득한데 나라 전체는 어땠을까 상상했다. 70년대의 일들이 지금에서도 별반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 씁쓸한 맛을 남기기도 했다. 농업이라는 기초 산업의 중요성과 가혹함이 양립하며 피부로 와닿았다. 세상이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책장에 있는 책들을 모두 끝낸 뒤엔 언젠가 <관촌수필>로 넘어가야겠단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