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실 비치에서 / On Chesil Beach

체실 비치에서 / 이언 매큐언

드디어 푸켓 여행에서 이 책을 다 읽었다. 여행 때마다 얇은 페이퍼백을 들고가지만 끝까지 읽고 오는 데는 항상 실패였다. 한국을 떠나는 비행기에서 읽기 시작해, 한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에서 끝냈다. 체실 비치는 아니지만, 진짜 바닷가에서 읽기도 하는 물아일체의 시간도 있었다. 대학 교재를 제외하고선 처음으로 완독한 영문 서적이기도 했다. 처음보는 단어들도 왕왕 있었기에 완벽하게 읽었다 말하기엔 쑥스럽지만.

책을 시작할 때 느껴지는 스토리의 불안함이 있었는데, 역시나.. 이 책의 완성은 관계가 정리된 이후부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이언 매큐언의 <속죄>를 완성시킨 것도 브라이오니의 회상이라 생각하기에, 그렇게 결이 맞아 떨어지네. 나와 우리의 지금도, 먼 미래의 우리가 돌아보면 어떻게 기억될까를 끊임없이 되묻게 만드는 힘이 있다.

시얼샤 로넌이 주연한 영화를 2023년이 가기 전에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