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마주치지 않았을 순간들

어쩌면 마주치지 않았을 순간들 / 송인석

여행유튜버 송숲을 구독하게된 건 파키스탄 시리즈 덕분이었다. 나도 하염없이 걷는 여행에는 자신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차원이 다른 여행이었다. 끝이라는 constraint가 없는 걸음이자, 가볼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던 생경한 나라, 그리고 이국적이다 못해 비현실적인 풍광. 송숲이 여행 유튜버로의 입문 이전에 여행 에세이를 낸 사람이란 사실을 알고 알라딘 중고로 책을 구했다. (나중에 유튜브 라이브에서 들으니 해당 책은 절판이라, 필요한 사람이 인스타 DM으로 요청하면 새 책을 보내주겠다 한다.)

일단 사진을 찍는 센스가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은 여행기와 사진이 반반씩 들어있는데, 거를 사진이 없이 모두 좋았다. 자연의 선을 잘 이용하는 느낌이었다. 여행기는.. 마치 내가 김수지닷컴의 옛 여행기를 뒤돌아 보는 느낌이었달까.. 아직은 모든 세상이 낯설고 새롭지만, 그 와중에 또 세상에 대한 자신감과 젠체는 있어서 그런 태도가 은연중에 나오는. 영글어가는 젊음이 느껴졌다.

마스크를 끼고 다니고, 새로운 국가로 이동할 때마다 PCR을 받아야해 쩔쩔매던 팬데믹 시절이 아득하다. 오랜만에 그 때의 긴장이 느껴졌다.

다 읽은 책을 어떻게 할 지 고민이다. 미니멀리스트의 여정을 위해 다시 세상으로 보내야 할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