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은 여름

바깥은 여름 / 김애란

올 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보지 못하고 돌아온 폐막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의 원작 단편이 실려 있다는 얘기에 도서관에서 냉큼 빌렸었다. 물론 원래 이 책을 알고 있기도 했어서, 무척 궁금하기도 했다.

매 단편을 읽을 때마다 마음에 알 수 없는 커다란 구멍들이 생겨 나갔다.

책을 읽을 수록 김애란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박완서 작가의 쉬이 읽히는 글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적는 스타일과 닮진 않았지만, 쉽게 읽혔다. 쉬운 이야기의 나열은 아니었는데 이해와 몰입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날이 무척 더워졌다. 내가 아무리 집 안에 선풍기와 에어컨을 잔뜩 키고 재택근무로 바깥 출입을 삼가며 내 마음 속에서 여름을 지워보려 해도, 바깥은 여름. 내가 인정하지 않는, 혹은 나는 아직도 깨닫지 못한 세계들에 대해서. 껍질을 깨기 위해서.

이번 주말동안 읽은 네 편의 작품 중 이 작품을 읽는 시간이 가장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