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칭 단수

일인칭 단수 / 무라카미 하루키

책에 대한 정보를 일절 모른 채 보니 이게 수필인지 소설인지 무척 헷갈렸다. 그 궁금증을 해결하지 않다가 책을 다 본 뒤 검색해보고 나서야, 단편 소설집이라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생경하면서도 즐거운 경험.

하루키의 문화 늘어놓기는 정말 질리지만, 일상에 대한 그의 프레이밍은 웬만해선 좋다. 그 낮지도 깊지도 않은 적당한 깊이가 읽는 이의 피로를 대단히 절감시킨다. 참 그런 센스가 대단한 사람.

먼 미래에 버닝처럼, 영화화 되는 단편들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다.

마음을 터치하지만 깊진 않은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는 왜 그런 미세한 터치에 크게 반응하며 진동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