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한국 영화

21세기 한국 영화 / 한국영상자료원 엮음

좀 너무하단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글쓴이들의 개인적인 의견이겠지만, 영상자료원의 이름으로 묶어 발간했다면 이건 영상자료원의 의견이라 봐도 무방하다면 이 책은 좀 너무 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바란건 단순히 21세기 한국 영화들을 반추하며 클러스터링 하거나, 새로운 나아갈 길의 제시였는데 뭐랄까, 사상을 주입받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명박/박근혜 시대에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작성되고 차별받은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지만, 그게 사람들의 잘못이지 보수라는 개념의 잘못인지는 모르겠다. 뭐 그렇다해서 내가 진보에 속한 것은 아니지만, 글쓴이는 너무 감정적이었고 개념은 혼재해 사용했다. 계속 읽기가 거북할 정도였다.

우리는 한정된 시간과 자원 속에서 살고 있다. 일정량의 영화가 매년 생성되어야 한다면, 좀 더 나은 좀 더 좋은 영화가 나오길 원하는 건 당연한 일. 관객에게 환대받거나 혹은 그렇진 못했지만 한국 영화사에 있어서만큼은 텐트폴이었던 영화들. 그 요인을 다양한 각도에서 짚고, 소위 K-등급을 매길 수 있었다면, 그런 아쉬움이 남는다 (깔깔). 천만영화라고 모두 좋았던 게 아니고, 백만이 채 들지 못한 영화라 해서 모두 나빴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책에 여러 시각을 짚으려고한 노력은 보이지만, 봉합되지 않고 그 깊이의 편차가 큰 느낌이다.

<씨네21>의 송경원 기자는 독립영화가 제작에서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지만 상영과 배급 환경 악화로 “관객이라는 최종 고리를 잃고 무너져 가는 중”인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는 한편으로 독립영화가 관객으로부터 독립했다는 의미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관객이 독립영화로부터 독립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한때 독립영화가 성취하려 한 제작/유통/배급/상영 분야에서의 결실이 이제는 도리어 관성적이 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을 던지게 한다. 실제로 일부 독립영화인들은 자체적으로 제작사를 꾸려서 제작비를 마련하고, 디지털과 인터넷에 기초한 새로운 플랫폼을 활용해 영화를 유통시키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물론 아직 뚜렷한 대안이 나오지는 않았다. 과거의 독립영화가 오늘을 위한 토대가 되었듯이, 오늘의 고민과 노력이 더 나은 내일의 독립영화를 위한 발판이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