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짜증 나게 만드는 기술

여행 이야기로 주위 사람들을 짜증 나게 만드는 기술 / 마티아스 드뷔로

너~무 시니컬하다. 저자가 얼만큼 데어봤길래 이렇게 글을 쓴거지? 싶을 정도로. 여행 자체에 대한 불신이 있는 것인지, 여행에는 악감정이 없지만 다녀온 이의 태도에 불신이 있는 것인지 조금 헷갈리기도 한다.

물론 과시성 여행은 나도 무척 싫어하지만, 여행 자체에는 사람들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기 때문에, 여행이란 것 자체를 싫어하는 데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혹 내가 이렇게 말하진 않았었나, 앞으론 조심해야겠다 하는 되뇌임이 잦아 고마웠다ㅎㅎ

유머러스한 문체가 좋았는데, 내용이 시니컬해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글쓴이의 평범한 글이 궁금하다.

낯선 이방인의 기억 (p. 55) 당신이 ‘유일한 사람’이었던 경험을 찬양하라. 인도인들로 가득 찬 버스에서 이방인이라고는 당신밖에 없었다고 거드름을 피워라. 관광지에서조차 관광객을 한 명도 마주치지 않았다고 자랑하라. 어느 해 8월 15일, 로마의 트레비 분수가 오직 당신만을 위해 물을 뿜었던 것처럼 말이다.

낯선 이방인의 기억 (p. 56) 반경 300km 안에 인간이라고는 당신뿐이었던 경험, 그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자부심을 한껏 드러내라. 습기 머금은 공기, 물오른 나무로 가득 찬 숲의 냄새, 동물 울음 소리는 당신이 그곳에 존재하는 유일한 인간임을 상기시켜주었노라고. 당신은 광대한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는 어마어마한 선물을 받은 유일한 인간이었노라고. 아니면 그냥 “세상에 에베레스트와 나, 단 둘뿐이었다”라고 선언하라. 이보다 더 간단명료할 수는 없다.

파리는 프랑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p. 78) 비교에 인색하지 말라. 어느 지역에 가면 예전에 다녀온 여행지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어떤 산은 도시의 초고층 빌딩을 떠올리게 하고, 어떤 강을 보면 로스앤젤레스의 외곽 순환도로가 생각나지 않는가. 이집트 카이로를 보면 뉴욕이 떠오르듯이 말이다. ‘동유럽의 파리(부쿠레슈티, 프라하, 부다페스트)’, ‘아메리카의 파리(샌프란시스코, 덴버, 시카고,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베리아의 파리(이르쿠츠크)’, ‘지중해의 파리(아테네)’, ‘아프리카의 파리(아비장)‘를 일일히 열거하라.

여행은 운이 아니다 (p. 126) 누군가 당신에게 여행도 다니고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부러워한다면 그 자리에서 분노하라. 여행은 운의 문제가 아니라고, 동기와 선택의 결과라고 응수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