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이면

생의 이면 / 이승우

이승우 작가의 소설은 정말 오랫동안 TO-READ 리스트에 있었지만, 단 한번도 완독을 하지 못했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 그리고 지유의 결혼식을 다녀오며 다 읽을 수 있었다.

소설가 박부길씨에 대한 탐구로 가득한 책은, 소설 상도의 김기섭 회장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구성과 닮아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박부길과 이승우의 경계가 아리송해졌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점일까.

직사각형 같은 문체였다. 현란한 곡선이 없어 좋았지만, 마구 마음을 당겼다 풀어주는 매력적인 문체는 아니었지만. 상상과 기대가 너무 과했던 것 같기도 하다.

가족과 관련된 시간을 불태우고 도망친 일화가, 홀로 골방 지하에 묻혀 지내는 시간이, 생각치도 못했던 종교에 의탁하게 할 만큼 빠져드는 사랑이라 오해한 집착이 어쩌면 이제 더이상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지 않는 세상이 되어버린 것 같다. ‘그럴 수 있지..’ 그렇게만 치부해버리며 연민이나 깊은 공감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이 책을 밍숭맹숭하게 읽은 큰 이유 중 하나인 것 같다.

크레마로 읽은 첫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