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마을 다이어리 9권

바닷마을 다이어리 9권 / 요시다 아키미

드디어 완결이 났다. 작년에 일본에서 완결본이 나왔단 얘긴 들었지만, 한국어로 번역되는데 또 꽤나 긴 시간이 드는걸 알기에 느긋하게 기다렸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카마쿠라에도 한 번 다녀왔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읽기 전의 카마쿠라와 읽고나서의 카마쿠라는 무척 다르다. 덕분에 코다 자매들과 오즈 야스지로 감독, 그리고 하라 세츠코로 가득한 여정이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에 대한 연상에 고레에다 감독이 빠졌어도 이 작품이 내게 같은 이미지로 다가왔을 지는 궁금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은 영화 속 배우들의 이미지를 잊은채 만화 캐릭터 자체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런걸 보면, 고레에다 감독의 영향이 그리 크진 않았으리라 위안을 삼는다.

책을 읽는내내 모두가 행복했으면 하는 생각뿐이었다. 사치가 느꼈던 것처럼, 그 기쁨의 파동이 작을지언정 아픈 순간이 덜하길 빌었다. 모두 좋은 사람들뿐이라 그 바람이 더해졌던 것 같다.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에필로그가 좋아 여러번 다시 읽었다. 가마쿠라가 아니라 이야기가 시작된 야마가타의 이야기를 마무리지어 좋았다. 덕분에 가마쿠라에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도 했고.

이제 더이상 수정되지 않는 닫혀버린 바닷마을 다이어리라는 이름의 세계와 함께하는 요 몇년이 즐거웠다. 그 안에선 모두 행복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