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만한 인간

쓸 만한 인간 / 박정민

박정민이 책을 썼단걸 처음 어디서 본거지? 학교 도서관에 아직 없기에 신청했고, 빌려서 바로 읽었다.

사실 난 이런 글이 별로다. 몇 챕터를 읽었을 때, 아.. 정말 끝까지 읽기 싫다. 라고 계속 생각했지만, 박정민이란 배우에 대한 궁금함과 한 번 시작한 책을 중간에 멈추기 싫다는 화장실에 갔다 중간에 나와야만 하는 그런 느낌이 지저분해 꾹꾹참고 끝까지 읽었다.

별로 감흥이 있는 부분도 없었는데, (이만큼 감흥포인트 라벨을 덜 붙인 적도 드문데) 굳이 하나를 꼽자면 박원상씨가 등장했던 부분들이다.

“목이 마를 때 물을 생각하듯이, 자연스럽게 다가올 그 때를 기다려. 충실히. 성실히. 절실히. 길게.”

서른일곱 살의 박원상(선배님)이 스무 살의 내게 해주셨던 말씀이다. 술 먹고 하신 말씀이라 본인은 기억 못하시겠지만, 당시 그 말에 용기를 얻은 배우 지망생 박정민은 아직도 그 문장을 마음에 품고 지낸다.

박완서의 가벼움이 좋다했는데, 그건 간결한거지 가벼운게 아니란 생각을 많이 했다. 가벼움과 간결함은 무지 다르다고 되뇌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