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 James M. Cain

겨울 방학이 시작되며 과도가 리모델링을 이유로 문을 닫았다. 문을 닫기 전, 일인당 40권의 책을 3월까지 빌릴 수 있게헀는데 맘을 단디 먹고 그동안 읽고싶었던 책들을 모조리 싹 빌려왔다.

물론, 이제야 두 세권 읽은 것 같다. ㅠㅠ

포스트맨이 벨을 두 번 울리는 이야기는 꽤나 오래전부터 읽고싶던 소설이었다. 부다페스트에 있을 때 읽고싶었지만 책을 구하지 못하기도 했었다. 여튼 이번 기회에 침대 맡에 두고 틈틈이 읽었다.

이런 류의 소설을 읽을 땐 상상되는 이미지가 있다. 노란 곱슬기가 있는 머리를 막 빗어 올린, 제임스 딘같은 어린 모습이 남아있는 젊은이가 흰색 반팔 티를 입은 채 담배를 삐딱하게 입에 물고 한쪽 눈을 찡긋이며 오래된 포드 자동차에 앉아 한 팔을 창문에 걸쳐 놓은 그 모습이다.

몇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모두 허공으로 날아가버리고, 겉잡을 수 없이 파국으로 치달아버리는 이야기는 언제나 불안하고, 위태롭고, 걱정된다. 읽을 수록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는 커녕, 쌓아만 가는 기분이다.

얼마전 시그널을 보는데 어린 박해영이 형에게 왜 우편배달부가 벨을 두 번 울리냐 묻는 장면이 나와 나도 모르게 피식했다.

별 감흥이 없었던 데는 피상적인 인물들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 까닭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