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이야기

파이 이야기 / 얀 마텔

내가 너무 장엄함을 기대한걸까.

사실 난 영화 파이 이야기에 꽤 만족한 편이다. 여기저기서 이 소설 파이 이야기에 대해 너무나도 큰 성화들을 올리기에 꽤 옛날부터 읽고싶은 책 리스트에 올라와 있던 것이 사실이었다. 부다페스트로 이사간 이후론 전혀 볼 수가 없었다가, 이제야 학교로 돌아와 도서관에서 빌려보게 되었다.

단 몇장에 불과한 생존 후의 이야기를 위해 엄청난 양의 생존 과정을 담아놓았다고 생각된다. 좀 더 커다란 결말을 위해 이를 악물고 중간을 견뎌냈을 작가가 파이와 다름 없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캐나다에 꽂혀있었는데, 책을 읽고나니 캐나다는 커녕, 날 생선의 내장이 입안을 훑고간 기분이다. 개운치만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