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도라도

개구장애 [개구장애] 1997 발매

어릴적부터 항상 옆에 있어주는 노래들이 있다. 개구장애의 엘도라도도 그런 곡들 중 하나이다. 언제부터 듣게되었는지 모르겠지만, mp3가 있던 시절부터는 항상 함께했던 것 같다. 그러고보니 처음 알게됐을 땐 ‘뭐야 그룹 이름이 개구장이야? 산울림도 아니고 뭐야~’ 했던 것 같은데, 훗날 개구장애 였던 것을 알고 헉! 했던 기억도 함께 떠오른다.

시지프스 때문인 것 같은데, 문득 이 곡이 생각나 몇 번을 반복해 듣고선 1집 전체를 돌려 듣고있다.

서울대 치대 출신 노래패란 것만 알고 있었는데, 그 구성원이 10명이라든가, 그 10명 개개인의 이름이라든가, 보컬이 장인진씨였다든가 하는 사실들은 오늘에서야 알게되었다. 장인진 선생님은 훌륭한 치과의사 선생님이 되신 덕분에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2010년쯤이었나.. 2009년쯤이었을까? 추억들은 하나둘 기억에서 사라져가지만, 괴로운 나날을 보내던 시절에 갑천을 배회할 때 이어폰으로 이 곡이 흘러나온 순간만큼은 생생하다. 그냥 좋아하던 곡의 가사가 하나하나 콕콕 박히며 들려온 순간이었던 것 같다.

가사가 좋지만, 멜로디의 리듬이 좋다. ‘가끔~ 내가~ 포기한~ 것들에’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쉼표들이 좋다. 차분하게 속마음을 속삭이는 것 같기도하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항상 남지만, 그 길을 가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던 습관은 버린지 오래다. 덕분에 이 곡도 편한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게 아닐까 싶다. 오늘 밤, 그리고 내일 계속 노동요로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