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쩌면 만약에...

토이 [A Night In Seoul] 1999.01 발매

머리를 베개에 대자마자 잠에 들던 습관이 며칠만에 끝나버렸다. 밤에 꽤 오랜시간을 뒤척거리다 잠들었다.

깊게 잠에 들지못한 까닭인지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떠버렸다. 그리고선 귓가에 계속 이 노래가 맴돌아 출근 준비 내내, 그리고 출근 뒤에도 계속 듣고 있다.

머리를 감으면서는 이 곡에 대해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 갑자기 부모님께 감사드리는 마음이 샘솟아올랐다. 그래프 여러 엣지를 통과해 거기까지 도달한 것인데 막상 말로 설명하려니 좀 이상하다.

이 곡을 처음 들었던 게 아마도 중학생 때였던 것 같은데, 그 땐 정말 이상한 곡이라 생각했었다. 같은 앨범의 다른 노래들을 너무 좋아하기도 했고, 대학생이 되서는 Night in Seoul 까지도 좋아하게 되었던 것 같은데 막상 이 곡에는 별로 애착이 가지 않았다.

엄마는 어렸을 때부터 먹기 싫다는 음식을 꾸준히 주셨다. 물론 끝까지 거부한 것도 있지만, 대체로 결국엔 포기하고 먹었던 것 같다.

요즘엔 왜그렇게 그 때 그렇게 거부하던 음식들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며칠전에 부모님과 통화할 땐 소면을 좋아하게 되었다고 고백한 게 아닐까.

‘우리는 어쩌면 만약에…‘도 그런 곡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 누가 나에게 들으라 강요해오진 않았지만, 스스로 꽤나 오랜동안 들려준 까닭에 ‘아 이 노랜 정말 별로야’ 생각하면서도 이렇게 뒤늦게 좋아하게 된 게 아닐까?

아… 그나저나 학교로 오는 신호 대기 때 생각난건, 이 노래를 유희열이 아니라 윤상이 불러 정말 다행이란 생각! 덕분에 라이브 앨범 대신 4집의 스트리밍을 쭉… ㅁ러미나;어리ㅏ먼일 막상 써놓고 보니 글이 넘 챙피하지만 써논게 아까우니 그냥 올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