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everything

박정현 [My Everything (우리 결혼했어요 세계판 OST Part 2)]] 2013.05 발매

박정현은 4집을 끝으로 하락세가 아니었을까 생각했던 적이 있다. 지금 되돌이켜보면 정말 말도 되지 않는 생각.

박정현 스타일의 곡은 아니라는 생각은 여전히 똑같지만, 다른 가수가 불렀다면 이 묘한 느낌을 가지지 못했을거라 생각하니 더욱 좋아져버렸다.

하루종일 자고 일어나 어제 일, 그리고 꿈에서 겪었던 여러가지 상황들에 대해 생각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계속 이 곡이 귀에 맴돌아 그 뒤로부터 계속 반복재생중. 아마도 며칠전 퇴근 길에 멋진 석양의 강렬한 인상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때가 있었는데, 그 때 차에 꽂힌 usb 에서 나오던 곡이 이 노래였기 때문이 아닐까도 생각.

이 곡은 박정현이 직접 작사를 했는데, 그때문인지 CCM 으로 생각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그래도 나는 계속 인류 보편애가 아닌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감정을 다룬 노래라고 생각하고 싶다. 좋아하는 가사 구절이 몇가지 있다.

  • “The very air I breathe” 는 말 소리가 너무 좋다.
  • “That we can live this life” 라든가 “You give me strength to face the tides” 라는 가사는 뒤통수를 팡 맞은 느낌까지도 든다. 이 노래가 너른 들판에 작게 뚫린 구멍같은 곡이라 생각해왔는데, 그 안을 들여다보니 무척 넓고 깊은 호수 속으로 통하는 구멍이었단 생각이 들었달까? 내가 써놓고도 이상하네.. 여튼 표현하고 싶은 이미지가 있는데 말로 잘 옮겨지지 않는다.

이 곡의 가장 맘에 들지 않는 부분은 맨 마지막 You’re mine 을 너무 길게 끄는 것이었다. 너무 딱딱 들어맞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심하게 싫어했던 것 같기도 하다. 오늘은 문득, 우유부단하게 이러지도 저러지도 결정하지 못한 채 아쉬움을 남기는 방법을 묘사한 것 같단 생각을 하니 이렇게 길게 끄는게 그렇게 막.. 싫지는 않았다. 찌질하게 ‘자니..’ 연락을 거는 웃픈 사람이 바로 나구나란 생각에 좀 챙피해져서 또 물속에 머리까지 푹 넣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