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Heaven

# 조성모 [To Heaven] 1998.09 발매

‘괜찮은건희 어떻게 지내는거야’' 댓글을 보니 오랜만에 생각이나서ㅎㅎ

그 시절 조성모 안 좋아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싶지만 조성모를 꽤나 좋아했던 것 같다. 아침에 그의 뮤직비디오가 인터넷에 공개된다는 소리에 등교도 마다하고 기다렸다 컴퓨터로 ‘아시나요’ 뮤비를 보고나서야 학교에 갔던게 생각이 난다.

나중엔 To Heaven 뮤직비디오도 좋아했지만, 처음으로 그의 뮤직비디오에 꼴깍 충격을 먹었던건 불멸의 사랑으로 기억한다. 예전엔 뮤직비디오를 담은 cd가 돌아다녔었는데, 그걸 또 집집마다 돌려보기도 했었다.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되는데 왜그랬을까. 인터넷이 느려 그랬던걸까.

여튼 우리집에서 불멸의 사랑 뮤비를 보고 충격에 먹었는데 엄마가 그걸 1층 정용이네 집에 가져가서 거기서 또 봤던 것 같다. 그 당시 나이로는 이해가 잘 안가는 상황이지만 영상은 왜이렇게 예쁜거야 눈은 또 왜이렇게 이쁘게 내리나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조성모를 처음으로 괜찮다 생각했던 건 아무래도 아시나요인 것 같다. 그 노래의 화성이나 가사나 멜로디에 정말 뻑 갔던 것 같다.

그 이후로 앨범 전체를 듣거나, 테이프 4개짜리 조성모 베스트 앨범을 들으면서 다른 곡들을 듣기 시작했다. 물론 그러면서 좋아진 곡들은 굉장히 많은데 제일 좋아했던 건 깊은밤을 날아서라던가, 입영열차 안에서였다. (이 앨범은 사실 모든 곡이 좋다!)

그 이후에 조성모가 망가진 이후에도 내 것이라면 (사실 이건 그렇게 망가지진 않았다) 눈물이 나요라든가 꽤 들었는데 요즘 들어선 영 듣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여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면, To Heaven 을 그냥 좋은 곡이다 잊어버릴 수도 있지만 정말이지 눈이 뿅 가서 아직도 기억나는 순간이 있다.

이 곡을 알기 전이었던 것 같은데, 같은반에 친하게 지내던 어떤 남자애가 이 노래를 불러줬었다. 조성모보다도 그 친구 목소리로 처음 이 곡을 들었던 건데 왼쪽에 삐죽 나온 머리를 노랗게 염색했던 김씨 친구였는데 (이름은 가물가물하다 미안하다 친구야) 이 노래를 자기 스타일로 엄청 진지하게 불러줬었다. 바로 그 친구한테 이 노래 제목이 뭐냐고 물어봤던 것 같다. 당시엔 조성모가 부른 것보다 그 친구가 부른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되돌이켜보면 그냥 변성기의 남학생이 순수하고 툭툭 내뱉으며 부르던 그 노래가 괜시리 마음 설렜나보다.

여튼 그래도 조성모가 마냥 옛날 망한 가수로만 남지 않아 다행이다. 이건희 덕분에 오랜만에 조성모 노래를 다 듣고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