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파울루 #7

점점 이 곳 시차에 맞아간다. 마지막 필드트립에 다녀왔다. 정말 한 달간의 길었던 여정이 마무리 되어가는 기분이다.




언젠가는 꼭 사진을 찍고싶었는데 드디어 오늘. 어디서든 볼 수 있는 빵 지 케이주 (pao de queijo). 치즈볼인데 식감은 깨찰빵. 아침 겸 스낵으로 잘 먹고있다.



호텔 조식으로 아침을 먹었지만, 학교에 도착하자마자 카페에 달려갔다. 너무 궁금했던 브리가데이루 (Brigadeiro) 와 에스프레소 한 잔을 주문했다. 초코빵일 거라 생각했는데 엄청 진득한 무스에 가깝다! 하나만 먹었는데도 무척 달았다. 에스프레소와 좋은 페어링ㅎㅎ



오늘 강연은 전체 프로그램 중 가장 흥미로웠다. 물론 science diplomacy 101 수업도 좋았지만, 브라질에 진출해있는 다국적 기업 관계자들이 와 그네들의 기업을 소개하는 게 더 와닿았달까나. 그나저나 dupont 이나, bosch 같은 기업을 완전히 오해하고 있었단 걸 알게되었다. dupont 은 라이터 브랜드인줄이나 알았지 나일론, 고어텍스 같은 신소재를 개발한 화학회사인 것을 몰랐고 (라이터 브랜드는 이탈리아 국적의 다른 기업), bosch 도 전동기구 회사인줄이나 알았지 자동차 부품이 주력상품이란 것은 전혀 몰랐었기에.



두 개의 세션을 듣고서, 점심시간이 되었다. 도시락을 나눠준다. 오후의 필드트립 일정이 빡빡해 타서 먹으란 것 같았다. 사과 하나, 엄청 작은 샌드위치 하나, 무척 달고 큰 과자 하나, 달고 시큼한 쥬스 하나 였는데 모두들 어떻게 이게 점심이 되냐 아우성이었다. 난 양은 괜찮았는데, 너무 극단적인 달콤함에 식욕이 확 떨어져버렸다.



캄피나스로 가는길. 멋진 간판.



오늘의 필드트립 장소는 캄피나스에 위치한 CNPEM (National Center for Research in Energy and Materials).



커다란 입자가속기를 준공중이었고 이번 가을부터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한단다.



내부 투어도 있었는데, 정말 내부를 볼 순 없었다. 진동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건물의 외형이 이렇게 도넛 모양으로 생기고, 입자가속기는 가운데 홀 지하에 붕 떠있는 상태로 위치한다 했다. 제작 비용의 40%가 건축에 들었다 한다.



한바퀴를 빙 돌 수 있었다. 내 연구와 입자가속기가 연관될 수 있을까,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까 여러모로 생각해보려 했던 시간.



단체사진. 어딘가에 있다.



투어를 마치고 나와서. 석양이 지려하는 구름이 멋있었다.



돌아오는 길의 석양이 멋진 하늘을 가르며 남쪽으로 내려가는 버스. Joao Gilberto 를 들으며 책을 읽는 그 한 시간 반 남짓한 시간이 너무 행복했다.



저녁으로 브라질리안 바베큐를 먹으러 갔다.



사진 왼쪽 아래 귀퉁이에 등장한 음료가 카차샤로 만든 칵테일 카이피리냐 (caipirinha). 라임을 뭉탱이로 잘라넣고 설탕을 부어 믹싱한 뒤 카차샤를 부은 것 같았다. 모히또 맛과 흡사한데, 생각보다 도수가 센지 금방 취기가 올랐다.



치킨의 심장이라던 것 같은데. 같이간 중국 사람들은 역해 못먹겠다던데, 나는 엄청 잘먹었다.. 입에 잘맞아.. 순대향..



계속 고기를 권하는데, 테이블에 거부할 수 있는 판이 있다. No thanks 라는 뜻의 Nao Obrigado 로 돌려놓고 식사를 했다.



방에 돌아와 좀 멍하니 누워있다, 맥주를 하나 깠다. 점점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정상 궤도로 들어서려 한다. 며칠 뒤엔 다시 12시간을 되돌려야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