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둥 #13

ITB에서의 마지막 수업이 있었다. 인터넷이 잘 되지 않아 답답하기만 했던 하루.




전날 파스칼을 다녀오고 나서 아쉬운 마음에 홀로 호텔 뒤 Lafee 라는 바로 가보려는 참이었다. 맥주 한 잔만 하고 돌아오려 했는데, 몇몇 친구들과 함께 가게 되었다. 근데 손님은 우리뿐인데다 밴드의 음악 소리가 너무 커 서둘러 나왔다.



100, 200, 500, 1000. 다리카는 아침에 동전으로 커피를 시켜먹는다.



오늘 아침도 커피 한 잔. 오늘은 라떼다.



드디어 인도네시아어 클래스가 끝났다. 기분이 좀 이상했다. 얼른 끝나버렸음 좋겠다고만 생각했는데, 아쉬움이 남는지.



점심은 세미나실의 부페. 오른쪽에 나온 팔렘방식 펨펙이 생각보다 맛있어 놀랐다. 시큼한 간장을 희석해 데운 오뎅을 찍어먹는 스타일.



이 세미나실에서 오리엔테이션 듣던게 엊그제같던데라며 다른 애들과 얘기했다.



점심을 끝내고 짤막한 자유시간이 있었다.



ㅋㅋㅋ



오후엔 ITB의 여러 동아리 체험이 있었다. 첫 동아리는 전통 악기를 다루는 친구들이었는데 세미나실에서 이뤄졌고, 나머지 두 개의 동아리는 직접 찾아갔다. 매번 가보려했지만 가지 못한 ITB 빌딩 위의 수영장.



펜착실랏이라는 전통 무술을 배우고 체험했다. 태권도와 비슷하다 생각했는데 무척 다르다. 주먹을 쓰지 않고, 점프하지 않고, 곡선의 아름다움을 느껴야한다 했다.



마지막 동아리. 접시르 떨어트리지 않고 추는 전통 춤을 보여줬다. 시큰둥할 줄 알았는데, 사실 음악과 그 움직임의 아름다움에 약간 멍하니 놀라 앉아있었다.



오늘 디펜스가 끝났다는 마블. 뒤늦게 일정에 참여했다.



모든 일정을 끝나고 호텔로 걸어가는 길. 석양이 아름답다. 훈이가 반둥에 있는동안 martabak 과 batagor 를 꼭 먹어보랬던게 생각났는데, 오늘이 바로 그 날이구나 싶었다. Martabak 은 우리나라 전처럼 짭잘하거나, 아님 호떡처럼 달달한 버전이 있는데 조각단위로 팔지 않고, 판 단위로만 팔아 여러명이 쉐어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낮부터 팟을 모아 종류별로 주문했다. 아르산니가 도와줘 수월히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뭔가 분위기가 묘하게 돌아가, 그냥 내가 쏘는 것이 되어버렸다. 돈을 나누기도 애매하고, 가격도 비싸지 않아 그냥 시원하게 내기로. 나는 달달한 것보다 계란과 소고기가 들어간 짭짤한 버전의 마르타박이 좋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런드리 서비스를 신청했다. 4kg 에 32,000 루피아 1day express. 괜히 빨래 걱정을 했었구나 그런 생각을 잠시. 브라질은 어떠려나.



어제의 칵테일을 만회하기 위해 니코가 추천한 칵테일 바에 갔다. 스피크이지바였는데 아니 반둥에 이런 곳이 있단말야? 싶을 정도로 분위기도 맛도 좋은 곳이었다. 더블린 제임스 증류소에서의 칵테일이 생각나 위스키 베이스 칵테일을 주문했다. 달달한 맛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