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둥 #4

일요일이지만 일정이 있었다. 산책으로 시작해 미술관 탐방으로 끝나는 일정이었다. 자바섬 전체 정전으로 교통이며 통신, 모든 것이 마비되었다. 자정에 가까워져서야 통신이 돌아왔는데, 새삼 전기의 소중함을 느꼈던 뜻밖의 하루.




매 두 시간마다 간식이 주어진다. 사실 입에 맞지 않아 예의상 하나만 먹고 말지만.



오늘은 버스대신 이곳 교통수단인 앙콧을 타고 이동한다. 버스와 택시의 중간같은데 버스에 가깝다. 비용도 원화로 600원 정도로, 무척 저렴하다고. 출발지와 도착지만 적혀있을 뿐 고정된 가격도, 스탑도 없어서 홀로 타보진 못하겠지만.



한 차에 아홉명정도가 꽉꽉채워 탔다.



아, 그러고보니 인도네시아는 통행 방향이 반대다.



듣던대로 문이 닫히지 않는다. 그대로 운행을 시작되었다.



무척 이른 일요일 아침이었는데도 거리에 사람들이 많았다.



역시나 좀 어지럽지만.



주차된 것이 아니다. 달리는 중이다.



구불구불한 길을 지나 도착한 곳은 Taman Hutan Raya 라는 큰 공원.



입장권.



우리가 어딜 향할지 알려주는 캉 바라마. 캉은 Brother 같은 호칭이라고. 바라마는 ITB 스탭이다.



공원의 첫 인상. 무척 숲이다. 공기가 좋았다.



그냥 공원인줄 알았는데 무척 많은 동굴이 있었다. 식민지 지배 시절에 생긴 것들이라한다. 이렇게 아픈 역사를 가진 나라인줄 몰랐는데. Goa 는 Cave, Jepang 은 Japan. 일본군이 만든 동굴이라 한다. 물론 노동은 이곳 사람들이 했지만.



내부가 무척 크고 길고 어둡다. 게다가 무척 많은 박쥐가..



동굴에서 나와 다함께. 사실 두 명을 찍으려고 카메라를 들었는데 모두 모여버렸다.



다시 트래킹을 시작. 운동화를 신고 올걸.



아! 그리고 원숭이가 무척무척 많다. 정말 많다. 이곳 말로 원숭이는 ‘모냣’ 이라 했다. 꼬리가 있는 원숭이와 없는 원숭이를 부르는 말이 다르다던데, 생각해보니 모냣은 꼬리가 없는 거라 했던 것 같은데 얘는 꼬리가 있네.



이 곳은 네덜란드 식민지 시절 만들어졌던 것. 왜 일본 사람들이 이걸 사용하지 않고 아까 본 동굴처럼 새로운 동굴을 만들었냐 물으니 동굴이 “더” 필요해서라고. (ㅠㅠ)



우리의 최종 목표는 폭포라 끊임없이 걸었다.



가는 길에 만난 사슴 농장.



공원 곳곳에 있는 상점에서 커피를 파는 방법.



저 표지판이 폭포행 표지판인데, 왕복 8km 정도 되는 거리라 여기서 다들 그만 포기하기로 했다.



다들 돌아가 다시 앙콧에 탑승했다.



그러고보니 이 곳은 오토바이 앞뒤로 모두 번호판이 달려있다. D는 반둥, B는 자카르타 지역을 나타낸다 했다.



이동한 곳은 Selasar Sunaryo 라는 미술관. Sunaryo 라는 사람이 만든 것인데, ITB 출신이라 했다.



미술관에 있는 카페서 점심을 먹었다. 보기엔 예쁘지만.. 개미가 너무 많앙 (ㅠㅠ)



오늘의 점심. 저 멀리보이는 칩이 가장 맛있었다.



바틱. 당연히 염색이라 생각했는데, 직조라 한다.



요즘 미술관서 전시하고 있는 것은 German Werkbund 의 작품들. ‘독일공작연맹’이라 불린다는데, 처음 알게된 단체였다.



오른쪽에 보이는 것처럼 그림을 위아래로 꺾어 전시하는 것도 독일공작연맹의 작품 중 하나라 했다. 관람객의 Perspective 를 고려해 자리를 움직이지 않고도 한 번에 관람 가능하게 한다고.



가이드가 있었지만, 영어로 설명이 잘 써있어 구석구석 볼 수 있었다.



컴팩트하다.



몇 가지 좋은 말들이 있었다.




이거 약간 내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문구인데..



지금 팔아도 잘 팔릴 것 같은 커피 틴케이스.



구경을 마치고 미술관 뒤 공연장에 자리를 잡았다. 무척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원형 공연장 가운데 서서 소리를 내면 말하는 사람은 엄청난 본인 목소리의 에코를 듣게 된다. 깜짝 놀랐네.



그리고 미술관서부터 인터넷이 되지 않던게 도심을 벗어나서라고 생각했는데, 정전으로 인한 통신두절로 밝혀졌다. 다행히 호텔엔 발전기가 있어 문제가 없었지만 일을 하기위해 근처 카페로 나왔다. 찜해뒀던 One Eighty 에 왔지만 으.. 사람도 무척 많고 인터넷이 너무 느려 일을 할 수가..



결국 다시 호텔로 돌아가 와이파이로 고젝바이크를 불렀다. 천원의 행복.



반둥에서 그래도 가장 큰 축에 든다는 Paris Van Java 라는 몰에 도착. 꽤 좋은 몰이었다. 밥먹으러 자주 와야겠다는 생각을..



저녁으로 먹은 캘리포니아 롤.



그리고 함께 먹은 발리 하이 생맥.



정전이 어느정도 복구된 뒤 니콜이 몰로 와줬다. 니콜, 장겸과 함께 맥주를 마셨다. 까르푸에선 맥주를 팔 지 않았기에… 맥주를 마시고 싶으면 이런 바에 오는 수밖에 없다고.. 집에서 마시고 싶어도 바에서 사가야한다 했다.



Stark 라는 로컬 스타우트도 마셨는데 괜찮은 맛이었다. 물론 디아블로가 여전히 넘버원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