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과 곱절

나눴을 때 반이 되는 것과 곱절이 되는 것의 구분이 어렵다. 무엇을 드러내고 무엇을 숨겨야하나. 덜 말하고 더 생각한다면 해결일까, 뭐 그런 생각들을 하고 있다.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

필로 9호를 받았다. 읽을 수 있는 것이 칸영화제와 기생충 관련 기사밖에 없었다. 점점 숙제가 늘어가는 기분. 12월까진 올해 필로에 등장한 영화들을 모두 끝낼 수 있을까? 그나저나 정성일씨의 기생충 평론은 정말 좋았다.

한창 창가에서 자고 있던 살구가 악몽을 꿨는지 벌떡 일어나더니 쇼파에 올랐다. 바닥에 앉아 쇼파에 기대있던 내 어깨에 고개를 걸치고선 쇼파에 털썩 누워 눈을 질끈 감았다. 말썽쟁이라 매번 긴장해야 하지만, 이런 순간만큼은 무장해제되어 버린다. 덕분에 같이 고개를 맞대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Lee Oskar의 노래를 함께 들었다.

상파울루 왕복 표가 확정되었다. 처음 일정과 다르게 Alitalia 로 바뀌어 좀 걱정이긴 하지만.. 뜻밖의 로마 경유지만 경유 시간이 짧아 밖으로 나갔다오진 못할 것 같다. 좀 싱숭생숭하다.

고집과 선호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대한 감을 아직도 잡지 못했다. 주관이 확실하지만 언제나 열려있는 사람이 되는 것까지는 해볼만 하겠지만, 내 취향과 다른 것을 만났을 때를 대처하는 방향은 아직도 아리송하다. 정답이 있다면 노력할텐데. 깜깜한 어둠속에서 계속 허우적대는 느낌. 누군가 도와줬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