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이 될 수 없는 우리

도라마코리아 덕분에 방영이 시작하고서 일주일 정도의 딜레이로 따라볼 수 있었는데, 그것도 6~7회 남짓했지 나머진 계속 밀려야 했다. 계속 께름칙한 기분이 들어 ‘아.. 봐야 하는데..’ 만 되뇌고 있었다. 며칠 전부터 무조건 이번 주말에는 끝내야겠단 생각에 오늘 퇴근 후부터 달려버렸다.

물론, 보다 말았다는 생각 때문에 완주한 것은 아니다. 다음 웹툰 ‘익명의 독서중독자들’ 덕분에 책도, 영화도, 드라마도 중간에 그만두는 것에 대한 자책감에서 벗어난지도 오래. 정말로 5tap 에 모여 사람들이 얘기 나누고, 골목에서 얘기 나누고, 그런 사소한 장면들에 마음이 샤르르 풀린 거라 생각한다.

마츠다 류헤이의 발음도 좋았다. 다른 작품들에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던 것 같은데. 깍쟁이 같으면서도 담백한 말투에 홀랑 빠져있었다. 좀 다르지만 나가하시 교수님한테 느꼈던 음률과 한 끗 차이인 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드라마 보는 내내 나가하시 교수님은 일절 생각해보지 않았었는데.

드라마의 전개는 좀 머리가 아팠고 결말도 그저 그랬지만, 주인공들의 순간순간의 선택이라든가 내뱉는 말, 머무는 생각 등을 함께하는 게 좋았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다시 혼돈에 빠져버렸다.

암튼 덕분에 맥주 많이 마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