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

하루종일 로그에 이러쿵 저러쿵 쏟아내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 혹시나 까먹을까봐 분더리스트에 생각날 때마다 적어놓았는데, 막상 지금 되돌이켜보니 별 일도 아닌 것들. 괜히 쑥쓰럽기만하다.

그래도 몇 가지는 꼭 남기고 싶어서 새벽 네 시가 다 되어갈 즈음에야 글을 쓴다.

1. 며칠 전부터 ‘방구석 1열’ 을 보고있다.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봤던 것 같은데, 실제로 처음 본 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출연덕분이었다.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 뒤 한참을 까먹고 있다가, 며칠 전 저녁을 먹을 때 눈과 마음이 심심해 1화를 틀었다. 그 습관이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무엇이 마음을 흔들었을까? 좋아하거나 흥미있는 패널들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 흔한 영화 토크 프로그램인데. 요즘은 작은 동요에도 이유가 알고싶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 잦아졌다.

오늘 본 편은 허진호 감독의 두 작품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로 꾸며졌다. 덕분에 하루종일 8월의 크리스마스 OST를 들었다. 언제 들어도 좋은 음악.

괜히 마음이 하루종일 쿵쾅거려 제대로 한 것이 없다.

2.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싶은 마음은 어디서 비롯된것일까? 나와 비슷한 동족을 찾기위함일까, 아니면 미의 공유가 인간이 사회적 동물로서 내재한 본능일까.

그 옛날부터 왜 명화들은 미술관에 걸려있고, 좋은 음악은 끊임없이 연주되고 있으며, 왓챠에 수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감상평과 별점을 남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 인간의 본성에 대해 계속 생각했다.

나에게 있어서는 좋은 음악, 영화, 문화 예술을 알게되고 향유할 때 느껴지는 쾌락과 전희가 지적 체험이나 온몸을 괴롭히는 육체적인 고통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걸까. 다른 사람들도 비슷할까? 혹은 더 크게 느낄 다른 필드가 있을까? 그런 여러가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