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눈동자

요즘 더운데 이상하게 꿀잠을 자고있다.

2층 사람들한테 먼저 올라가 이제 그만두게 되었다고,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다 말했다. 그때까진 굉장히 후련했는데 다시 1층으로 내려와 함께 지내던 파티션 사람들한테 미리 말못해 미안하다, 이젠 진짜 못본다고 말하려니 눈물이 왈칵 고여버렸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아무리 눈을 들여다봐도 알 수 없던 그 미묘한 감정을 뒤로한 채 건물을 빠져나와 차에 시동을 걸었다.

살구의 왈왈소리에 꿈에서 깨버렸다. 한동안 멍하니 누워있었다. 요즘 비디오 스키밍을 생각하고 있어 그랬던건지, 인생 스키밍을 하고온 느낌이랄까.

예전엔 이런 류의 꿈에 에너지를 얻었는데 요즘들어선 되려 에너지 소모가 커 하루종일 헥헥대며 버텨야한다.

아직도 그 눈동자에 담긴 진심을 모르겠다. 이건 아마 어제 씨네21에서 읽은 공작 인터뷰때문일 것이다. 공작을 보는 내내 리처장의 진짜 마음을 읽을 수 없었는데, 그게 감독이 배우에게 요구한 연기였다는 내용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