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향기

무척 오랜만에 쓰는 로그. 봄학기가 끝나고 여름이 시작된게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8월 중순을 향해 가고있다.

오늘은 아침 일찍 학교에 나왔다. 6시쯤 일어나 뒹굴거리다 7시 반쯤 학교에 온 것 같은데 만감이 교차했다.

평소에 내가 출근하던 시간에 볼 수 없는 회사원들의 모습, 환경미화원, 푸른 빛 하늘, 묘한 활기와 피곤. 그간 내가 살아온 인생이 필름처럼 스쳐지나갔다.

거제에서 출근할때의 기분과 도쿄에서 여행갈 때의 느낌 그런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섞인 기분이었다.

요며칠 내내 작년 여름의 향수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 때가 그리워서라기보단 언제나 그러했던 나의 습성인 것 같다. 딱 1년전 과거가 계속 회상되는데, 어쩌면 이 시기를 마지막으로 1년전 기억들을 모두 장기기억 보관소로 봉인시켜버리려는 그런 보관 알고리즘이 있는건 아닐까 생각해봤다.

신빙성이 있는게, 며칠전까지는 덴엔토시선에서 오이마치선으로 갈아타 오오카야마 캠퍼스로 가는 지하철 생각이 많이 났는데, 딱 그 시기였다 작년 7월 말은.

요즘 많이 드는 생각은, 가나가와나 닛코같은 외곽에 관광가던 시절. 유바정식을 먹고 노천온천하고 돌아와 맥주마시던 기억이 아련하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든 생각은 어쩌면 요즘 공기랑 그 시절 공기의 질감이 비슷해 그런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아무것도 제대로 한 게 없는데, 내년 이맘땐 오늘을 기억해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