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향기
posted on 2017.08.10
무척 오랜만에 쓰는 로그. 봄학기가 끝나고 여름이 시작된게 정말 엊그제 같은데 벌써 8월 중순을 향해 가고있다.
오늘은 아침 일찍 학교에 나왔다. 6시쯤 일어나 뒹굴거리다 7시 반쯤 학교에 온 것 같은데 만감이 교차했다.
평소에 내가 출근하던 시간에 볼 수 없는 회사원들의 모습, 환경미화원, 푸른 빛 하늘, 묘한 활기와 피곤. 그간 내가 살아온 인생이 필름처럼 스쳐지나갔다.
거제에서 출근할때의 기분과 도쿄에서 여행갈 때의 느낌 그런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섞인 기분이었다.
요며칠 내내 작년 여름의 향수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그 때가 그리워서라기보단 언제나 그러했던 나의 습성인 것 같다. 딱 1년전 과거가 계속 회상되는데, 어쩌면 이 시기를 마지막으로 1년전 기억들을 모두 장기기억 보관소로 봉인시켜버리려는 그런 보관 알고리즘이 있는건 아닐까 생각해봤다.
신빙성이 있는게, 며칠전까지는 덴엔토시선에서 오이마치선으로 갈아타 오오카야마 캠퍼스로 가는 지하철 생각이 많이 났는데, 딱 그 시기였다 작년 7월 말은.
요즘 많이 드는 생각은, 가나가와나 닛코같은 외곽에 관광가던 시절. 유바정식을 먹고 노천온천하고 돌아와 맥주마시던 기억이 아련하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든 생각은 어쩌면 요즘 공기랑 그 시절 공기의 질감이 비슷해 그런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아무것도 제대로 한 게 없는데, 내년 이맘땐 오늘을 기억해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