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89

드디어 벼르고 벼르던 후지큐 하이랜드에 다녀왔다. 6월부터 가려고 시도했는데, 그 땐 요상하게 용기가 잘 안났다. 요즘 방학시즌에 줄 서는걸 보니 아무래도 그 때 다녀와야했나 싶기도 했다.

혼자 다녀올 거라 생각했는데, 다행히도 Astri 가 같이 가자 해서 지난 주에 미리 표를 끊어놨었다. 날씨를 체크하고 끊은건데, 부디 훌륭한 기상예보였기를 바라며 출발했다. 결과적으로는 좋은 날씨였다. 휴 다행!

웬만한 놀이기구를 타도, 사실 무섭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후지큐에서 탄 것들은 정말ㅋㅋ 매번 마음을 쓸어 내렸다. LA에서 넛츠베리팜에 안 간걸 조금 후회했는데 여길 다녀오고 나니 아 정말이지 거기 혼자 가지 않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눈물 찔끔 흘릴뻔…

다음에 오게될 일이 없을거라 장담했지만 혹여나 어쩌다가 후지큐 하이랜드를 한 번 더 방문하게 된다면 그땐 공원 근처 호텔에 머물며 아침에 후지산을 보고, 서둘러 나가 놀이기구를 타고 여유롭게 호텔로 돌아오는 여정이 되었으면.



타마플라자발 후지큐 하이랜드 왕복 버스표와 후지큐 프리패스를 포함한 후지큐팩을 구매했었다. 아침 7시 반 출발, 9시 반 도착 예정. 더 이른 차가 있었음 좋았겠지만..


둘이 6시 50분에 레지던스 로비에서 만나 패밀리 마트에 들러 아침밥을 사먹었다. 빵하나 삼김 하나면 배부를거라 생각했는데, 에너지 소비가 컸는지 배가 금방 고파졌다.


토메이 고속도로를 타고 간다. 저 멀리 스즈카케다이 캠퍼스가 보인다! 왜 토메이가 토메이일까 항상 궁금했는데 검색해보고 알았다. 도쿄와 나고야를 연결해 토메이란다ㅋㅋ 뭐랄까 경부고속도로같은 거였구나.


두 시간을 달려 드디어 도착! Astri 랑 나랑 둘 다 내리자마 뭐야?? 왜케 사람 없어?? 우리가 날을 잘 잡았나봐!! 했었다.


프리패스도 교환했다. 드디어 탑승하러!


는 무슨ㅠㅠ 5대 절규 머신 중 하나인 후지야마부터 줄을 섰는데 2시간이 걸렸다.


기다리는동안 하이랜드 내 이것 저것 이벤트 구경. 백색의 간달프같지만 앞에서 보면 도깨비다.


뭔가 대상 포스터라는 것 같은데…


저 멀리 회전수 신기록 세우면 곱하기 천엔 준다는 놀이기구가 보인다.


90도로 올라가는 타카비샤가 보인다. 90도로 올라갔다가 120도로 내려오는 그 것…


드디어 길고 긴 기다림 끝에 탑승! 아.. 다른 걸 다 타고난 뒤에 되돌이켜보면 이건 별로 무섭지 않은건데 꽤 무서웠다 이 순간엔… 79미터까지 올라갔다가, 끝나지 않는 롤러코스터… 계속 오르락 내리락 미칠 것 같다ㅋㅋ 원래 이걸 타고 올라갔다 내려올 때 후지산을 보며 내려온다는데 오늘 날이 흐려 후지산이 구름에 가려졌다ㅠㅠ


포토존에서 너무 흥분한 나머지 Astri 를 가려버렸다ㅋㅋ 미안!!!


저기 보이는 타카비샤를 탈까 하다가, 도톤파로 넘어왔다. 둘 다 후지야마에서 낙차로 떨어지는 경험에 경악해 좀 가벼운 걸 타자했다.


옛날 우리나라 놀이공원처럼 프리패스 말고 개별 티켓 구매도 가능하다. 여기서도 만나는 자판기라니.. 후 일본 너란 나라…


도톤파는 갑자기 170km/h 로 발사되서 미친 듯이 달려가서 다시 90도 상승 90도 하강하는 롤러코스터이다. 속도 그까짓거 뭐가 무섭겠어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ㅠㅠ 오늘 탄 놀이기구 중 가장 무서웠다… 정말 발사되어 날아가는데 낙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순히 속도가 빠른건데 그렇게 무서움을 크게 느낄 수 있을 지 몰랐다. 여튼 다 타고나서 후덜덜한 마음을 부여잡고 둘이서ㅋㅋ


그래도 포토존에서는 둘 다 신났다ㅋㅋㅋ 정신을 가다듬고 사진에 집중했다.


그리고 타카비샤를 또 건너뛰고 에에쟈나이카로 넘어왔다.


여기도 줄이 어마어마했다. 모든 절규머신 기본 웨이팅이 2시간.. 휴…


이건 바로 그 얼마 전 무한도전에 나온 4D 롤러코스터다. 아 정말 줄서는 내내 가장 긴장했던 놀이기구다. 그리고 타는 내내 너무 무서워서 눈을 질끈 감아야했다. 으으 거꾸로 매달려 수직 낙하하는 기분이란ㅠㅠ 그리고 이 열차 달리는 소리가 너무 중후해서 그 소리에 압도된다.


다 타고 나서 둘 다 휘청거리면서 사진은 또 찍었다ㅋㅋ


에에쟈나이카를 타러가기 전엔 앞에 있는 포스터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다 타고 나오니 왜 저 분들이 저렇게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알 것 같았다.


시간이 아사모사해서 긴 웨이팅이 필요한 건 탈 수 없을 것 같았다. 신기하게도 5대 절규머신빼고는 전부 웨이팅이 거의 없다ㅋㅋ Astri 가 타자는 이 워터슬라이드에 왔다.


우비를 100엔 내고 사야한다. 나는 우비를 가져갔어서 그냥 내 우비를 입었다.


Astri 랑 같이 타면 좋았을텐데, 기도 시간이라 해서 따로 탔다. 이거 정말 너무 간단한 놀이기구인데 그 여파가 꽤 크다ㅋㅋ 탑승하자마자 바로 수직 상승해서 코너를 돌고 바로 떨어지는데 물보라가 정말 엄청나다. 일차 물보라를 맞고 정신을 차려 고개를 들었는데 엄청난 물기둥이 보였고 그대로 덮쳤다ㅠㅠ 으으 홀딱 젖어버렸다.


가끔 저렇게 우비를 입지 않고 타는 사람들이 있었다. 스고이네..


저기 저 거꾸로 매달려 가는 에에쟈나이카 탑승객들ㅋㅋㅋ 저 심정 이해간다… 좌우를 살펴도 아무것도 없는 공허한 저 느낌..


방금 올라간 사람들이 떨어질 땐 거꾸로 매달려 떨어지기 때문에 아.. 그 느낌 상상하기도 싫다. 허공을 헤매고 있는 느낌.


그래도 탑승 시간이 짧아 되려 도톤파보다는 덜 무서웠다.


그리고 후름라이드를 타러 왔다.


Astri 방금 우비 버리고 왔는데 또 샀다.


역시나 자판기로 우비 티켓을 사서 교환하는 방식. 그렇게 무섭지도 않고, 즐겁게 잘 탔다.


다 타고 나오니 부슬비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많은 놀이기구가 운행을 멈췄다.


후지큐하이랜드 모스버거에서만 한정으로 판다는 후지야마버거가 꽤 맛있다는 얘기를 들어 테이크아웃했다.


오 그 맛은 엄청 큰 맛이다. 내용물이 쏟아져 나와 어케하나 싶었는데, 아.. 왜 점원 아주머니가 스푼을 챙겨주셨는지 알 것 같았다. 떠먹었다.


5대 절규머신을 대표하는 레인저(??) 와 함께. 잘 보면 Astri 가 있다.


퇴장 전에 기념으로.


나도.


안녕 후지큐 하이랜드! 빅재미였어. 즐거웠어ㅋㅋ


뭔가 후지큐 하이랜드를 대표할만한 기념품을 사고싶었는데, 대부분 기념품은 후지산 기념품이었다. ㅠㅠ 그래서 얘를 사왔다.


화장지 테이크 아웃은 곤란하다 한다.


버스를 타고 타마플라자로 돌아가는 길. 사고가 난 것도 아닌데 고속도로가 엄청 막혔다. 휴가가 끝나는 일요일이라 그런가? 여튼 두 시간 거리였지만 세 시간이 걸려 돌아왔다.


그리고 후지큐 하이랜드에서부터 둘 다 외쳤던 구라스시에 늦은 저녁을 먹으러.


사실 오늘은 내내 엄청 삼겹살에 고추장 팍 찍어 먹고싶은 생각이 가득했다. 구라스시에 비슷한 메뉴가 있어 이걸 계속 시켜먹었다.


많이 먹을 줄 알았는데 8접시밖에 안먹었더라. 아무래도 후지야마버거의 영향이.. 여튼 하늘이 맑지 않아 기다리는 내내 햇빛에 쬐이지도 않고 부슬비를 가르며 타는 롤러코스터도 기분이 좋았다. 물론 아쉽지 않다.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더 기다려지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