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81 닛코

아침 일찍 일어났는데 밖에 빗소리를 듣고 한숨을 쉬었다. 비가 오긴 오는 구나. 어제는 운이 좋은 하루 였을뿐!

일어나지 않고 계속 이불 속에서 밍기적거렸다. 오늘 하루 계획을 러프하게 생각했는데, 닛코 시내에서 토쇼구를 구경하고, 점심을 먹고, 기누가와 온센으로 넘어갔다가 시모이마이치에 있는 북오프에 가야겠다. 기차 간격이 생각보다 넓으니 일정을 잘 맞춰야겠다, 그런 생각들이었다.



원래는 짐을 민숙집에 맡기고 돌아다닐 생각이었는데, 생각보다 짐이 가볍기도 하고 기차 시간에 쫓길까봐 짐을 들고 다니기로 했다. 그래서 얼마전에 산 우비를 꺼내 입었다ㅋㅋ


산에 구름이 한가득 끼어 있었다.


비를 뚫고 낚시하는 아저씨도! 그러고보니 각시송어? 그게 맛있다던데 그거 요즘 잡히나?


닛코 여행자 센터엔 닛코 스탬프가 세 종류나 있었다. 그 중 하나를 찍었다.


밤새 내린 비에 신교 아래 하천이 불어있었다. 그 빛깔이 옥빛이었는데 진짜 뜬금없이 아일랜드 모허 절벽에 갔던게 생각이 났다ㅋㅋ


여튼 강을 끼고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린노지는 듣던 대로 공사중이었다. 안들어갔다.


토쇼구 입구에 놓인 안내판. 스카이트리랑 같은 높이에 있는 거란다.


토쇼구 앞에 있는 오층석탑. 안내책자에 5층만 건축 양식이 다르다 했는데 아무리 봐도 모르겠었다. 그러다 찾았다 다른 점을ㅋㅋ 서까래가 4층까지는 직선으로 뻗어나오는데 5층만 방사형으로 퍼져나온다. 이게 중국식과 일본식의 차이구나!


여튼 입장권을 사는데 줄을 서야했다. 베르사유가 떠올랐다.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튼 입장해서 바라본 토쇼구는 화려했다. 그래서인지 정이 가지 않는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받든 절이라 더 그런걸까?


예가 아닌것은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행하지도 말라 는 세 원숭이.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이 많았다.


토쇼구에 있는 무엇을 봐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뭐랄까, 진정한 아름다움은 은은함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이렇게 대놓고 화려한 건 괜히 반감이 생겨버린다.


곳곳에 신발을 벗고 내부를 볼 수 있는 곳들이 있었다. 안에는 들어가되 무릎을 굽혀 앉거나 참배를 하거나 하진 않았다. 구경을 하면 할 수록 기분이 나빠졌다.


그러다가 공사 관계자 온리를 보고 빵터져버리긴 했지만ㅋㅋ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무덤도 보러 올라갔다.


진짜 아오 거기 올라간 것만 생각하면 화가 난다. 엄청 힘들게 올라갔다.


올라갈 땐 그냥 스쳐 지나갔는데 내려올 때 보니 무덤으로 올라가는 길에 유명하다는 잠자는 고양이가 있었다.


닛코 기린 비어가 있다고? 어디서 파는거 못봤는데.. 안그래도 기린 도치기즈쿠리 비루 먹으려 했는데 안팔아서 못먹었구만…


갑자기 비가 쑥쑥 내리기 시작한다. 꽤 많이 쏟아지는 소나기에 사람들이 어쩔 줄 몰라했다.


토쇼구 관광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비도 오고 따뜻한 우동을 먹어야겠다 생각했다. 일단 맥주를 시켰다. 잔이 작아 놀랐다.


유바 우동을 먹을까 하다가 뎀뿌라 우동을 먹었다.


그리고 닛코역으로 돌아와 기누가와 온천으로 출발했다.


무슨 떡같은걸 먹으랬는데, 그건 못 찾아서 그냥 단걸 사왔다. 모나카와 호빵의 중간 쯤의 맛.


주인 때문에 고생하는 배낭. 유럽에서부터 지금까지 미안하고 고맙다ㅠㅠ


기누가와행으로 갈아타기 위해 시모이마이치역에 내렸다. 아… 여기가 바로 내가 졸다 닛코 대신 기누가와로 가버린 그 교차로구나.


여튼 기누가와 온센에서 한 정거장 더 가 기누가와 코엔 역에 내렸다.


기누가와에서 유명한 다섯 개의 다리가 있댔는데 그 중 몇개만 건너보기로 했다. 제일 먼저 만난 다리. 덜렁덜렁 매달려 있다.


기누가와 온천의 호텔들을 보고 정말 놀랐다. 폐허가 된 도시를 걷는 느낌이었다. 심지어 사람도 없어… 유령도시에 나 홀로 남겨진 기분이었다. 근데 왠지 저기들.. 외관만 저렇지 다 운영하는 것 같아서 더 식겁했다.


첫 번째 다리를 건너고서 만난 첫 번째 도깨비.


정말 좋은 온천 동네인 것 같은데, 여기서 안 묵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두 번째 다리를 건넜다.


그리고 다리 끝에 있는 족욕장에서 족욕을 했다.


물이 굉장히 뜨거웠다. 다들 아쯔이아쯔이하면서 발을 담그고 있었다.


세 번째 다리의 도깨비.


정말 이상한 동네야… 이 동네를 배경으로 엄청난 미스테리 스릴러 무비가 탄생할 수 있을거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저 멀리 사진으로만 많이 봤던 도깨비 계단이 보이길래 올라갔다.


다리 한켠에선 건물을 부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기누가와 온천 시내로 걸어가는 길. 시바처럼 생긴 애들이 많아서 다가가서 쓰다듬어 보려는데 엄청 짖어댔다. 주인이 다가오길래 시바냐 물으니 홋카이도개란다. 오.. 홋카이도개 엄청 시바랑 닮았구나…


음 역시 사람사는 마을이야.


어제부터 슈퍼에서 계속 보이는데 그냥 지나치기만 했다. 검색해보니 토치기현에서만 먹을 수 있는 레몬 우유란다. 궁금해서 하나 샀다.


기누가와 온센 역 앞에도 족욕장이 있었다.


어제는 그냥 왔다 돌아간 기누가와 온센역.


그리고 만난 마지막 도깨비.


기념품으로 마그넷을 사가고 싶었는데 어제부터 기념품샵에 들어가도 맘에 드는게 없었다. 역 안에 있는 슈퍼에서 기누가와 온센역 열쇠고리를 사왔다.


그리고 개봉한 레몬 우유. 나한테는 너무 단데, 바나나 우유 좋아하면서 상큼한 거 먹고 싶은 사람은 좋아할 것 같았다.


돌아가는 길엔 또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시모이마이치역에 도착. 기차가 연착하는 바람에 시간이 부족했다. 엄청 빠르게 걷기 시작.


아 그런데 또 하늘은 왜이렇게 멋진지, 바쁜 와중에 사진찍느라 힘들었다.


뭔가 애너하임을 걷고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런 식의 모스버거는 곤란해.


교자 집에선 참기름 냄새가 엄청 진동을 했다. 시간이 있다면 테이크아웃하고 싶었어…


가는길에 차 사고도 구경했다. 우유배달 차 같던데…


도담아 도담아 즈시가 맞았나봐 즈시 발견


드디어 북오프 도착!


아 없다ㅠㅠ 모노노케히메만 있다ㅠㅠ 대신 센과치히로 못보던 책이 있어서 그걸 하나 사왔다.


오는 길엔 아까 그 사고난 차에 경찰차가 와서 조사중이었다.


그리고 10분 남기고 재빠르게 마트에 들어가 기린 도치키즈쿠리를 찾는데 없다 없어ㅠㅠ 여기 지역 맥주처럼 보이는 코가네맥주와 기린 이치방 시보리를 사왔다.


휴 다행이다! 열차를 안 놓쳤다ㅋㅋ


맥주와 함께 돌아오는 길은 평화로웠다.


바깥에 무지개도 구경하면서.


또 한참을 졸다가 눈을 뜨니 스카이트리가 지나간다. 올 떈 아사쿠사에서 탔지만 갈 땐 오시아게에서 내렸다.


스카이트리 기념품샵에 갔다. 헐 내가 살 땐 무조건 랜덤하게 골라야했는데 이런게 생겼다. 무게를 비교해 볼 수 있다! 근데 33.8g 이랑 32.1g 이랑 제가 구별할 수 있나요???


돌아오는데 타마가와강 하나비 축제가 한창이었다. 후타코 타마가와에서 전철 문이 열리자마자 소리가 뻥뻥 유타카입은 사람들이 한 가득. 나도 내릴까 고민하다 그냥 계속 앉아있었다 힘들어… 집에 돌아와서도 폭죽 소리가 계속 들리길래 타마프라자까지 걸어갔다가 포기했다. 소리는 나는데 불꽃이 안보임.. 그냥 내려서 구경하고 올 걸.


집에오니 택배가 도착해있다. CD인가 했는데 우왓! 츠쿠시노 열쇠고리가 도착했다!! 이거 못받고 출국할까 걱정했는데ㅠㅠ 아리가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