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75

원래는 오늘 낮엔 방에서 편안히 쉬다가, 저녁에 택배를 받고 막차로 츠키지에 가서 새벽내내 기다리다 참치 경매를 보고, 다음날 아점으로 미도리 스시 본점에 가려했다.

일정을 정리하던 중, 츠키지가 오늘부터 여름휴가로 휴장이란 사실을ㅠㅠ 알게되었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서 어디든 나가보기로 했다. 메트로 패스를 샀는데 안쓰면 아까우니까ㅠㅠ

기요스미 시라카와가 있는 동쪽이랑, 이케부쿠로에 가기로 했다. 그리고 고민의 결과 비록 츠키지는 못가지만 가라오케서 밤을 새기로 했다.

무척 피곤하지만,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나 참.. 하하 너털 웃음이 나와버렸다. 8월 마지막을 장식할 거대 여행들의 시작을 맛본 느낌이었다.



오늘은 아자미노가 아닌 타마플라자역으로 걸어갔다. 후지큐팩을 파는 곳이 어딘지 확인해두려고. 여전히 고민중이다. 날씨때문에 18일에 가는게 좋을지 아님 흠.


그리고 한조몬센을 타고 바로 기요스미 시라카와로 넘어갔다.


한적한 동네다. 부촌은 아니지만, 골목마다 귀여운 카페나 바들이 있다.


그리고 도착한 블루보틀. 도대체 그 맛이 어떤지 궁금해서.


정말 하나하나 눈 앞에서 내리고 계신다ㅋㅋ


내부는 공장처럼 꾸며져 있는데, 가령 커피콩 운반을 위해 저렁 지게차도 보인다. 진짜 쓰는건지 인테리어용인지는 알 수 없지만.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사간다는 커피 용품들도 보였다. 너무 비싸기도 하고, 내 눈엔 그닥이기도 하고.


내부는 시원시원해서 좋지만, 콘센트가 없어 나같이 노트북을 끼고 사는 사람한텐 별로 좋은 카페가 아니었다.


뉴올리언즈를 마셨다. 나는 블랙커피를 상상했는데, 라떼류여서 놀랐다. 맛은 그저 그랬다.


카페를 나오느 해가 뉘엿뉘엿 지려고 한다.


아라시가 다 모였다. 이치방시보리를 위해.


그리고 몬젠나카초로 걸어내려왔다. 그 이유는.


북오프가 근처에 있는걸 봤기 때문이다.


아아.. 여기 센과치히로나 고양이의 보은 아트북은 있는데 붉은 돼지, 붉은 돼지가 없다ㅠㅠ


그리고선 토자이선을 타고 쭉 올라오다 이다바시에서 갈아타 이케부쿠로에 갔다. 두 가지 이유였는데,

  1. 곱창 라멘 맛집이 있다길래
  2. 어제 못 뽑은 붉은 돼지 뺏지를 뽑으러 였다. 역전에 사람들이 엄청 많았는데, 공연때문에 그런가보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다들 포켓몬 잡는 중이었다. 나도 부랴부랴 켜보니 오오 성지다 성지.


그래도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아니메이트가 9시에 닫으니까 얼른 먹고 얼른 가야해! 키토산 스마일킹이 라멘집으로 안내해주고 있었다.


드디어 가가나 라멘에 도착! 시부야점도 있던데, 이케부쿠로로 온 이유는


맥주를 190엔에 파는 이벤트 중이라길래…


여튼 곱창이라기보단 대창이었는데 오 이거 정말 너무 맛있게 먹었다. 다시 와보고 싶을정도로! 맵기를 선택해야해서 일본이니까ㅋ 생각으로 1, 2, 3 단계중 2단계를 선택했다. 아.. 진짜 매워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다음엔 약으로 먹어야지… 하나도 느끼하지 않고, 해장국 먹는 느낌~~ 밥말아 먹고싶다.


이케부쿠로가 라멘의 성지라더니 정말 그런갑다 생각을 하며 근처 북오프로 걸어갔다. 매운걸 먹었더니 콧구멍 귓구멍이 뻥뚫린 기분이었다. 마치 마약한 듯 파워업되고 심장이 빨리 뛰고 요상한 느낌이었다.


아니 여기 이런게!! 사왔는 지는 비밀이다.


지브리 섹션도 있으나 아… 없어 없어ㅠㅠ


토자이선을 타고 이케부쿠로로 다시 넘어왔다. 우리나라는 둘리를 재활용 못하는데, 앙팡맨은 아직까지도 건재하구나.


엄청 빠른 걸음으로 아니메이트에 도착했다. 폐점 10분 남았다.


아직도 사람이 많았다.


첫 뽑기!! 과연 제발!! 이었는데 역시나 아니었다. 천엔을 꺼내들고, 그래 딱 천엔만 쓰고 못 뽑아도 그냥 돌아가자 생각을 했다.


아슬아슬하게 천 엔 안에 뽑았다ㅋㅋㅋ


진짜 예전에 2002 월드컵에서 설기현이 경기 끝나갈 때 골 넣고 눈을 질끈감은 채 포효하던 딱 그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선 이케부쿠로 북오프에 갔다.


어제 혹 내가 놓친게 있을까 다시 샅샅이 뒤졌다.


어제 못본 지브리 섹션도 발견했으나 없다 없어ㅠㅠ


대신 music and lyrics 를 사왔다.


아까 급하게 움직이느라 못 찍은 이케부쿠로 JR 스탬프도 찍었다.


후쿠토신선을 타고 시부야로 넘어왔다. 그리고 북오프에 갔다. 여기도 폐점 15분 전에 도착!


오 이런게 있네? 지만 안 샀다.


지브리 섹션엔 역시나 없다 없어ㅠㅠ


11시가 되자 발걸음을 옮겨 우타히로바에 갔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 알콜 노미호다이와 함께 2500엔!


시간이 없다 얼른얼른 예약하고 쉬지 않고 부르자.


뭔가 더 삐까뻔쩍한 노래방을 생각했는데, 그렇진 않았다.


리모콘이 한국어 지원을 해줘 다행이었다.


헐 자화상 노래도 있었다.


가사를 코너로 작게 몰 수도 있다.


채점을 하면 우리나라처럼 마지막에 점수가 뜨는게 아니라 이렇게 노래하는 내내 위에 음정 박자 체크를… 불편하다.


그리고 블로그에서 본대로 정말 가사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세 줄 네 줄도 채우고, 심지어 도원경 다시 사랑한다면의 맨 앞 나레이션은 영화 크레딧 올라가듯 주르륵 펼쳐졌다.


음성변조도 해봤는데 재밌었다. 남성과 듀엣은 특히 좋았다. 내 목소리 변환 후 얹어서 둘이 부르는 느낌.


방에 있는 전화기로 노미호다이 주문을 계속 했다. 본격 마시고 놀고!


한국 노래 ㄱ부터 ㅎ, 0부터 1, a부터 z까지 다 훑으며 불렀다. 개구장애 엘도라도를 도쿄서 만날 줄이야!!


그냥 놓칠 수 없어서 불렀다.


흑흑 너무 좋은 가사얌 대전이 생각났다. 이 노래는 갑천을 건너며 들어야 제맛인데…


노미호다이 메뉴가 엄청 많았지만, 칵테일이나 사와는 제조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시는 것 같아 웬만하면 계속 생맥을 먹었다.


가끔 일본어로 번안된 곡은 이렇게 한글 가사랑 일본어 가사가 같이 떴다.


정말 쉬지않고 6시간 내내 노래만 불렀다. 목이 쉴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쉬지 않았다… 덜 불렀나… 시간이 남을 줄 알았는데 마지막 한 시간 반은 정말 시간이 부족해서 그저그런 노래는 1절만 부르고 제끼고 그러했다. 여튼 마지막 6분을 남기고 마케나이데를 부르고 끝냈다ㅋㅋ 일본 노래방이 불편해던 건, 우리나라처럼 시간을 알려줘서 기계가 꺼지는게 아니라 알아서 시간 체크를 하다 나가야 한단 거다. 나도 모르게 시간을 넘겨버리면 추가 요금을 내야한다니 쩝..


들어올 땐 새까맸는데 나갈 땐 밝아있었다.


시부야엔 사람이 꽤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대부분 나처럼 가라오케나 이자카야서 밤 샌 사람들처럼 보였다. 그리고 지하철 입구엔 다들 첫차타고 귀가하려고 줄서있었다.


스벅 직원들도 이렇게 이른 아침부터 준비하는구나.. 늦게열던데..


카페에 들어가서 죽치고 기다리다 11시 오픈하는 미도리스시에서 점심을 먹을까 했는데 일찍 여는 카페가 없어 그냥 방에가서 자고 저녁으로 먹기로 했다. 지하철엔 시체같은 사람들이 많이 타 있었다. 묘한 유대감이 형성되었다.


집에 오니 택배가 와있었다!! 으으 감격


자드 디오라마들이다!! 제일 갖고싶은건 don’t you see 인데 그건 아직 안 왔다.


그리고 본의 아니게 모아버린 지브리 뺏지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