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9

별반 다를 것 없는 하루였지만, 몸이 아프기도 했고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 뭔가 싱숭생숭한 날이었다.



아점으로 봉골레를 해먹으려 어제 바지락을 사놨는데 아놔.. 해감하는걸 깜빡했다. 부랴부랴 해감을 해놓고 그냥 학교가서 점심을 사먹었다. 해감된 바지락은 저녁에 파스타를 해먹었다.


오늘도 덴엔토시선 첫칸을 사수해서.


오늘은 츠쿠시노에 내렸다. 이어폰을 깜빡 잊고와 백엔샵을 찾아보니 츠쿠시노에 있다길래. 항상 이 시간쯤이면 츠쿠시노에 등장하는 친구들.


갈색에 끌려 저걸 샀으나 음질은 역시 천원어치.


츠쿠시노에 내린김에, 그리고 날이 맑은 김에 어딜 들렀다 가기로 마음 먹었다. 츠쿠시노는 정말 좋은 동네다. 그리고 저 계단에 다다르면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듯 가파른 계단이 등장하고 다른 동네가 나타나는 신기한 경험을.


아까 백엔샵에서 화분을 하나 샀다. 조화라 화분에선 향기가 안나지만, 내가 좋은 향기를 불어넣었단, 그리고 넣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그리하여 도착한 곳은 사카이 이즈미의 가족묘. 듣기로는 진짜 안치된 곳은 여기가 아니라는데, 그건 어디인지 모르겠다. 화분을 내려놓고 고인의 명복도 빌고, 죄송한 말씀이지만 소원도 말씀드리고 왔다.


스즈카케다이로 걸어가는 길. 울창한 숲길에 내린 비때문에 공기가 묵직해 기분이 좋았다.


늦은 점심을 먹고 오늘의 간식으로는 검은참깨두유. 보리두유보단 괜찮다.


드디어 오늘 가쿠나이빈도 보냈다. 서류봉투에 담아 우편함에 넣으면 해당 부서로 전달된다고.


퇴근해 연구실을 나오니 벌써 어둑어둑 해가 없어져있었다. 오늘도 많이 못했건만 흐규흐규…


오는길에 화이트와인하고 바게트를 사와서 봉골레+명란바게트를 해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