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5

원래는 우에노에 있는 국립 미술관에 가려했다. 무료입장 날이라 했기 때문에, 일어나보니 뭐랄까…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고자… 란 생각이 지배하기 시작했다. 방에서 띵가띵가 영화도 보고 낮잠도 자고. 날이 정말 좋았는데, 그래서 고민이 되고 죄책감도 들었다.

그래! 내일도 날씨가 좋으면 오늘은 이렇게 하루종일 뒹굴자! 생각하고 날씨를 봤더니 얏호 내일도 날씨가 맑단다.

해가 지자 느지막히 산책 준비를 했다. 어느 코스를 돌까 하다가, 아자미노에서 빙글 돌아 타마플라자로 걸어와보기로 했다.

카나가와가 너무 좋아서, 도쿄에 가기가 싫다. 요코하마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멋진 동네다.

오늘은 술을 조금만 마셔야지 하고 조금만 사왔는데, 벌써 다 마셔버렸다. 마트가 닫기 전에 얼른 가서 더 사와야겠다. 아뿔싸, 베스트 프랜드가 되어버렸다.



똑딱이를 들고 나갈까하다가, 멋진 하늘 색에 DLSR을 챙겼다. 방에서 테스트 컷!


내가 이 동네에서 가장 좋아하는 맨션.


동네 라멘집. 주말엔 줄도 길던데, 평일에 한 번 가봐야지.


동네 츠타야.


그리고 북오프.


출근길엔 지나치기만 하는 골목이 있다. 오늘은 아자미노 반대편 천을 따라 걷기로.


해가 진 뒤 걸으면, 쨍쨍할 때의 행복함은 없지만 자외선 걱정없이 아름다운 하늘을 바라보며 걸어 기분이 좋다.


길도 넓고, 한적한데다 hilly 하다. 살면서 함께 산책할 누군가가 있음 좋을텐데.


나마비루를 판대서.. 잠깐 고민했다.


동네가 언덕 투성이다. 언덕을 오르기란 힘들지만, 그래도 언덕에 올라 밑을 내려보기란 즐겁다.


이게 그 우체국이구나. 놓친 택배를 여기로 받을까 하다가도 아자미노역 우체국에 가서 항상 찾아오는데 이 정도면 걸어와서 여기서 찾아도 되겠다.


타마플라자 뒤쪽으론 안와보다보니 이런게 있는 줄 몰랐다. 펍이 있더라.


드디어 타마플라자로 돌아왔다.


타마플라자에서 바라본 요코하마. 저 멀리까지 보였는데, 내가 본게 요코하마 만까지일까?


타마플라자역 개찰구.


타마플라자 서관 3층에 수영장이 있는 줄 몰랐다.


타마플라자가 언제 생긴걸까 궁금했는데 알았다. 엄청 오래된거다. 그 말인 즉슨, 사카이 이즈미도 타마 플라자를 알았겠구나. 살아 있었으면 ‘저 타마플라자에 살아요’ 했을 때 ‘아!’ 해줬겠구나 하는 생각.


방으로 돌아오는 길. 좋은 집, 좋은 차, 좋은 길을 걸으며 괜히 녹아들지 못하고 위화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