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24

어제는 아침 먼동이 틀때까지도 깨있었다. 술도 안 마셨는데, 맨 정신에 밤을 꼴까닥.

점심으로 타이완 마제소바를 먹고 하루를 시작하자 생각했던 까닭에 얼마 안되서 금방 일어났다.

11시 반이 오픈이라길래 딱 맞춰갔더니, 이미 만석이었다. 웨이팅끝에 먹었건만 여전히 식욕은.. 흑흑..

토도로기 길을 구경했고, 후타코 타마가와도 구경하고 사카이 이즈미가 잠들어있는 묘지도 다녀오고, 그 와중에 연구도 찔끔했다.

이미 맥주는 두 캔을 마셨고, 한 캔밖에 안남았지만 보던 영화와 얼른 마저 끝내고 후다닥 잠들 것 같다.

뭔가 하루종일 허전한 날이었다. 상상을 하지 않으려 해도, 자꾸 상상이 되고 상상하는 순간 구역질까지는 아니지만 괴로운 마음에 꽤나..



오오카야마에 내려 동공대 정문을 지나쳐 후다닥 멘야코코로로 걸어갔다. 멀리서 느낄 수 있었다. 이미 웨이팅이 시작되었음을.. 여튼, 글쎄 가끔은 생각나겠지만 한국 사람 입맛엔 팔도비빔면이나 짜파게티가 더 맛난 것을..


오오카야마 캠퍼스엔 정말이지 밥을 먹으러 갔다. 다시 기차를 타고 돌아와 토도로기에서 내렸다.


인터넷에서 이미 봤듯 토도로기 역은 역으로 들어가기 위해 건널목을 건너야했다ㅎㅎ


여기엔 꽤나 근사한 산책로가 있다는 얘기에 들렀다.


정말이지 도심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단말야? 생각이 들 정도로 고요하며 물 소리밖에 들리지 않는 곳이다. 생각이 많을 때, 우울할 때, 힘이들 때 오면 꽤나 멋지고 아늑한 곳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풀이 엄청 울창하지만 생각보다 벌레가 없어서 더욱 좋았다.


걸어서 후타코타마가와로 넘어갈까 하다가 그냥 전철을 탔다. 후타코 타마가와는 정말이지 쇼핑하고 싶은 곳이었다. 다양한 우비를 많이 봤는데, 그 중 가장 저렴한 300엔 샵 우비. 내가 원하는 디자인은 아니어서 패스.


다이소에서 치즈 강판을 발견했지만 내가 사고싶은건 더 가늘고 얇은 것이기에…


후타코 타마가와는 뭐랄까, 다이칸야마와 지유가오카를 짬뽕시켜놓은 기분인데 그 믹스보다도 한 층 더 세련된 느낌이 든다.


플라잉 타이거에선 아쉽게도 맘에드는 게 없었다.


이걸 살까도 싶었지만, 흠 나중에.


무지에도 강판이 있었지만 으으 이거보다 조금 더 얇은… 그런 걸 사고싶은데.


비스크 스프를 찾았다.


인기 넘버 원이라는 버터 치킨 카레도 찾았다.


타카시야마 백화점이 꽤나 고급지게 늘어져있었다.


특히나 뒷편으로 왔을 땐 흡사 싱가폴에 온 줄…


스즈카케다이로 넘어가려는데 로프트랑 유니클로가 있길래 들렀다.


저 갈색 시계 예쁜 것 같아. 한국 갈 때 사가서 집에 걸어놔야지.


ㅋㅋ처음에 진짜 불인줄 알고 깜짝놀랐는데 엄청 얇은 종이가 불빛을 받은 채 하늘하늘거리고 있었다.


그 새 많은 맥주 거품기가 출시되었더군…


유니클로에서 맘에 드는 바지를 발견했는데 살까말까 고민하다 그냥 왔다. 다음에 또 만나면 그 땐 사야겠다.


스즈카케다이로 돌아오는 덴엔토시선. 전원도시선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너무나도 아름다운 길을 달린다.


아까 후타코타마가와에서 다이소에 들러 색종이를 사왔다. 장미를 접고, 편지를 썼다.


사카이 이즈미가 잠들어 있는 묘지가 학교 뒤편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그냥 지나다녔네.


묘지에 들어가는 길이 두 개 인 것 같은데 길을 잘못들어 먼발치서만 보고왔다. 다음에 올 때는 제대로 들러 편지를 놓고와야겠다.


돌아오던 길엔 기분이 묘했다. 자신이 이 곳에 묻힐거란걸 알았을까, 죽어가던 때의 모습 그리고 죽고나서 타들어가는 모습 상상하기 싫었지만 자꾸만 상상이 되는 여러가지 모습들이 꽤나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었다.


학교로 돌아와 코옵에서 두유를 하나 사서 제일 높은 J2빌딩에 올랐다. 오이시이 두유를 사왔는데 달지않고 비린건 좋았지만 두텁지 않고 가벼운건 별로였다.


그냥 바라보던 이 뷰에, 그녀의 본가가 그리고 그녀가 묻혀있을 줄이야. 이전에 보던 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꽤나 늦게 퇴근했다. 일찍 가려 했는데 멍청해서 이해가 잘 안되는 부분들이 있어 늦게 퇴근했다. 오는 길에 폴에 들러 빵을 사왔다.


오늘 무슨 날인건지 그냥 불금이라 그런건지 길거리든 슈퍼든 사람이 넘처났다. 뭔가 다들 기분도 좋아보이고… 뭐지 뭘까..


오늘의 맥주. 가운데는 한정 맥주란다!


오늘도 택배가 한가득 와있었다.


오늘 도착한 CD들.


그리고 오늘 무지서 사온 레토르트들.


그 중 비스크소스가 넘나 궁금해서 얼른 먹어봤다. 짜다길래 파스타를 넣어먹으려 했는데 생각보다 안짰다. 그냥 빵만 찍어 먹을걸. 비스크 소스는 생각보다 맛있고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맛인데 뭔가 질리게 만드는 부족한 맛이다. 뭘 넣어야 채워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