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진지하게 요리칸을 별도로 만들까 고민된다. 지금까지 부다페스트에 넘어와서 한 요리가 꽤 되는데, 흠. 더 생각좀 해보고.

여튼 오늘은 만두를 빚었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에는 올리지 못한 장문의 사연이 숨겨져 있었다.

어려서부터 우리집은 김치만두만을 빚어왔다. 고기만두소 만드는 것이 어려운 것도 아닌데, 우리집은 주구장창 김치만두만을 고집했다. 명절이건, 김장이 남았건, 무조건 김치만두다.

그래, 김치만두, 까짓거 그냥 먹으면 된다. 먹다보면 맛있다. 특히나 김장이 잘된 해의 만두는 죽음이다. 문제는, 그 맛있는 만두의 조리법에 있다. 난 겉물기가 마른 찐 만두, 삶은 만두, 군 만두만을 좋아한다. 그렇다. 건조한 만두를 좋아한다. 그런데 우리집은 항상 만두를 물에 빠트려 주곤 한다.

만두국. 해마다 명절이면 먹어야하는 그 요리가 난 참… 이해가 되질 않았다. 왜 그 맛있는 만두를 물에 흥건히.. 흥건히.. 적셔야만 하는지를.

여튼 시간이 흐르고 흘러, 난 부다페스트에 와있고 어김없이 겨울이 찾아왔다. 겨울은 만두의 계절이다.

홍콩에서 딤섬을 왕창 먹고오긴했지만 딤섬이 아닌 한국의 고향만두가 먹고싶었다. 유럽에도 한국의 만두같은 요리들이 있다. (특히 폴란드!) 하지만 그건 만두가 아냐. 만두가 먹고싶음 부다페스트 어디에나 있는 중국 음식점에 가면된다. 하지만 그건 한국의 고기만두가 아냐.

만두를 만들기로 결심한 뒤, 평소엔 있는줄도 몰랐던 숙주나물을 발견했다. 자주가던 슈퍼에서. 왜 몰랐지.. 여기 다닌지 7개월이 넘어가는데… 심지어 오늘은 부추도 발견했다. 그래서 사와서 넣었다. 이제 부추를 발견했으니 다른 요리도 맘껏 해먹을 수 있을것같다. 특히 오이소박이 같은거!

서론이 길었다. 여튼 오늘의 요리는 만두이다.



오늘 마트에서 장봐온 것들. 당면 비스무리하게 생긴 중국의 면. (사실 낼 한인마트를 갈까하다가 귀찮아서리 마트에 있는 가장 비슷한것을 사왔다. 후에 밝혀졌지만 99% 당면이다.) 두부도 처음 사보고, 부추, 고기 간 것, 양파, 숙주나물이 전부.


고기에 간장, 소금, 후추, 챔기름 등 밑간한 뒤 방치.


밀가루에 소금을 소금소금 넣고 치댄 뒤 동그랗게 뭉쳐 냉장고로 직행.


당면 삶아 물기 쫙 짜내고


두부 물기 쫙 뺄라니까 어라.. 이거 순두부였다… 헐… 낼 찌개 끓여먹야지. 이번 만두에서 두부는 제외한다.


부추를 촵촵썰고. 헝가리에서의 첫 부추 커팅이었다.


양파를 후두리촵촵


자 친구들 모두 모여 오물딱조물딱 속을 만들어 냅니다.


이제 냉장고 유배당했던 반죽 꺼내 만두피를 만듭니다. 직접 첨부터 끝까지 해보진 않았어도 어깨너머로 본 게 24년이라 아주 잘 펴댔지요.


완성된 만두피. 자 이제 빚을시간.


다 빚었다.


저녁으로 먹을 건 찜기 받쳐서 쪘고 나머지는 물에 살짝 삶았다. 봉지봉지 나눠 얼린 뒤 먹고싶을 때마다 꺼내 먹어줄테다!


탱글탱글하구나


자 오늘 먹으려 쪄낸 것 생긴건 딘타이펑인데


맛은 고향만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