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025

31, January (Fri)

언제나 다가오는 이별의 시간은 무척 어렵다. 그래서 일과를 마치고 같이 기차에 올랐다. 반찬이 가득 든 보냉백을 메고, 한 쪽엔 성심당 빵봉지를 들고 갑천의 돌다리를 건너는 순간이 무척 행복했다. 아쉽게도 태평소는 휴무라 구들마루에서 명절의 회포를 풀었다. 하나도 춥지 않고 피곤하지 않은 날이었다.

30, January (Thu)

좀 골골거린 하루였다. 그래서 가려했던 산행을 접어 아쉽기도 했다. 해야할 것들은 리스팅해놓고 하나씩 차분히 지운 날이었다. 반찬과, 딸기와, 그리고 피자까지. 명절 풀코스.

29, January (Wed)

정말 맛있는, 정성스런 떡국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점심에 감그린 한 잔을 마시는 여유가 있었다. 저녁에 배달시킨 곱창과 막창이 맛있어 소주가 쓴 줄도 모르고 마셨다. 하루종일 먹는 얘기만 있네ㅎㅎ..

28, January (Tue)

늦은 결정은 후회만 남길뿐. 일과를 마치고 짐을 챙겨 기차를 타러 향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상으로 올라갔을 때 눈물이 핑 돌뻔했는데, 그보다도 먼저 웃음이 났다.

27, January (Mon)

늦잠을 잔 건 아니지만, 오전엔 좀 밍기적거리다 일어났다. 갈팡질팡하다 오후부턴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했다. 드디어 캡슐커피 한 통을 다 비우고 새로 배송온 캡슐을 뜯어 부었다. 사소한 완결이 마음에 꽃을 피운다. 요즘 노동요로 조용필 전집을 차례대로 듣고 있는데, 오늘은 15집을 끝낸 날이었다. 저녁을 먹고 와인을 한 병 뜯어 마시며 마저 컴퓨터를 했다. 하루 종일 눈이 아름답게 내린 날이었다.

26, January (Sun)

오랜만에 가져보는 일요일의 여유였다. 빨래도 하고 밀린 투두리스트도 지웠다. 저녁엔 edge 친구들을 만나 근황을 나누기도 했다. 사람이 누구나 바라는 것이 있듯이 나도 소망하는 것이 있다. 내가 바쁨과 힘듬을 이해하려 노력하듯, 같은 의미로 이해받고 싶었는데, 평생 그런 삶은 오지 않을 거란 생각에 좀 서글펐다. 인생이 덧없게 느껴졌다. 바탕화면을 바꿔 고대의 유물들과 남은 겨울을 함께 보내보기로 했다.

25, January (Sat)

부지런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온갖 정치와 종교의 색을 드러내는 집회들에 머리가 지끈하기도 했다. 짜솔과 만나 창경궁, 창덕궁을 걸어다닌 시간들이 좋았다. 더 길게 얘기를 나누지 못한게 아쉬웠다. 너무 늦지 않은 시기에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며. 대전으로 내려왔다.

24, January (Fri)

오전 일과를 마치고 서울에 갔다. 저녁에 영화언니와 David을 만나 오랜만의 회포를 풀었다. 서울에서 잠깐 짬이 났을 때 혼자 돌아다니며 몇 개의 작은 버킷리스트를 깨기도 한 날이었다.

23, January (Thu)

달려보고 싶었는데 속도가 좀처럼 나지 않는 하루라 좀 아쉬웠다. 일과를 마친 뒤 <검은 수녀들> 시사회에 다녀왔는데, 영화도 그저 그랬는데 돌아와서 운동도 건너뛰고 먹은 폭풍 야식에 후회가 무척 밀려왔다. 어느새 내가 밸런스를 깨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기보다 밸런스를 맞추는 데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으로 바뀌어 가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다른 영화를 보며 소화를 시키려 했는데, 졸음이 밀려와 그대로 잠들어버렸다.

22, January (Wed) 🪵 🥊

우산을 씌워주기보다 같이 비를 맞으며 위로가 되고 싶은 하루였다. 원래 내일 복싱에 가고 오늘은 가볍게 운동장을 뛰려 했는데, 내일 시사회에 당첨된 바람에 오늘 다녀왔다. 오랜만에 충분한 시간을 잤다. 어제 잘 안되던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 솔루션으로 풀렸다. 점심엔 성심당에 주말에 가져갈 선물을 사왔는데, 들린 김에 며칠전부터 개시했다는 경양식 돈까스를 시켜 점심으로 먹었다. 약과를 고르며 맡았던 고소한 빵냄새에 성심광역시에 살아 행복하단 생각을 했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끝냈다. 다음엔 뭘 보지?

21, January (Tue) 🪵 🥊

두 번의 보리차를 우린 날. 일과를 마치고, 운동과 저녁 식사까지 끝난 뒤 오랜만에 가진 고요한 밤. 영화 대신 책장에 오랜동안 꽂혀 있던 이문구의 <우리 동네>를 읽기 시작했다.

20, January (Mon) 🪵 🥊

한 달만에 복싱에 갔다. 조금만 더 하면 일이 풀릴 것 같아 운동을 갈지 말지 고민했는데, 역시 타임어택의 효과로 아슬아슬하게 끝냈다. 밀려뒀던 투두리스트도 많이 지운 주말. 이제서야 긴 여행을 끝나고 정말 일상의 트랙으로 돌아온 기분이다. 다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19, January (Sun) 🪵

오랜만에 카페에서 아침을 보내는 일요일이었다. 밀린 여행기를 모두 완료했다. 점심을 든든하게 먹고 해인사에 다녀왔다. 돌아오는 길에 기차를 미루고 무척 맛있는 버거를 먹었다.

18, January (Sat) 🪵

하늘을 날아다니는 꿈을 꾸다 일어났다. 건강한 식단이 수반하는 배고픔을 이겨내는 오후였다. 밀린 여행기를 flush하려 노력한 하루였다. 나에게는 타격감 없는 농담이 타인에게 비수처럼 꽂혔다는 사실에 많이 미안하기도 했다. 잠깐이지만 조금은 따뜻해진 밖을 산책한 게 좋았다. 가보고 싶었던 두 곳에서 저녁을 포장하기도 했다.

17, January (Fri) 🪵

피곤이 누적되었는지 아침을 시작하는 몸이 무거웠다. 부리나케 일하려고 노력한 날이었는데, 흐름을 끊고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이 좀 아쉽기도 했다. 어쨌거나 오랜만에 기차를 탔다. 가보고 싶었던 치킨집에서 맥주 한 잔을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떤 효율을 높여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한 하루기도 했다. 붕어빵과 슈크림 붕어빵이 뜨끈 달달하니 맛있었다.

16, January (Thu) 🪵 🏃

이른 아침 회의를 참석해보려 미라클모닝을 했는데, 점심 전에 피곤이 몰려와 잠깐 눈을 붙인다는게 뻗어버렸다. 긴 시간동안 천천히 소모한 것들의 끝을 맞이한 날이기도 했다. 감기약을 다 먹었고, 여름에 구매했던 아이스커피용 캡슐도 끝냈다. 밥을 먹으며 본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6화를 보고 눈물을 삼키기도 했다. 오랜만에 밖으로 나가 충대를 뛰고 왔다.

15, January (Wed) 🪵

푹 자긴 했는데, 일어나는 것이 꽤나 힘든 아침이었다. 오랜만에 리스트를 적어놓고 하나씩 지우며 일을 해나갔다. 대통령이 체포되어 아침부터 인터넷이 들썩거렸다. 요즘 통 건강이 궤도에 오르지 않아 이래저래 고생중이다.

14, January (Tue) 🪵

몸도 마음도, 여러모로 달리고 싶단 생각이 드는 하루였다. 어제는 스픽을 결제했다. 유튜브 광고 파상공세를 이기지 못하고 넘어갔다. 아직 감기가 낫질 않아 오늘도 복싱을 못갔다. 다시 건강의 챗바퀴로 들어가려 애쓴 날이었다.

13, January (Mon) 🪵

이른 아침에 일어나 드랍을 갔다. 역에서 조금 일찍 하루를 시작하며 겪는 이별들을 마주쳤다. 하루종일 피곤함이 가시지 않았지만, 해야하는 것을 끝내야 한다는 마음으로 보냈다. 덕분에 연료를 많이 넣었다 하하.. 점심을 먹으며 <아수라처럼>을 끝냈다.

12, January (Sun) 🪵

또 늦잠을 잤다. 세무 정리를 했다. 이별을 미루며 시간을 채웠다. 함께 여운을 이으려 봤던 영화를 다시 돌려 봤다. “세무해요” 노래에 가만히 있어도 웃음이 났다.

11, January (Sat)

오랜만에 늦잠을 잤다. 점심으로 짬짜탕 파티를 했다. 저녁에 조물딱 조물딱 호떡을 만들어 먹는 시간이 있었다. 많이 웃은 날이었다.

10, January (Fri) 🪵

집중을 했는데도 퍼포먼스가 잘 나지 않아 속상했다. 퇴근 후에 <아수라처럼>을 좀 보다 대전역으로 픽업을 갔다. 날이 추웠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얼굴이 반가워 추운줄도 몰랐다. 도쿠도쿠에서 한 잔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와 한 잔을 더 마셨다.

9, January (Thu) 🪵

일을 마치고 <아수라처럼>을 달려 4화까지 끝냈다. 오랜만에 1배속으로 즐기는 드라마. 잠들기 전 울린 전화에 기분이 몽글해지다 잠들었다.

8, January (Wed) 🪵

감기의 막바지인데 콧물이 다소 있어 고생한 날이었다. 하루종일 조용필의 <고추잠자리>를 들었다. 큰 소리로 듣고싶어 오랜만에 헤드폰을 끼고 일했다. 밥메이트로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를 시작했는데, 내일부터 넷플릭스에 고레에다 감독의 새 드라마가 오픈한대서 무척 심란하다. 대전에 소복소복 눈이 내렸다. 새로 산 핸드워시가 도착했다. 플랭크 챌린지를 시작했는데, 완료한 날엔 🪵 이모티콘을 붙여볼 예정.

7, January (Tue)

기침과 콧물로 고생한 날이었다. 오전엔 작년에 예약해둔 류마티스 내과에 다녀왔다. 결국 어떤 결말일지 궁금하다. 점심 메뉴를 헤매다 버거킹 와퍼를 포장해 와구와구 먹었다. 의욕은 넘치는데 컨디션이 따라주지 않는게 속상하다. 다이소에서 접이식 스툴을 사왔는데 사이즈 미스로 알리에서 다시 주문해야 했다. 침실에서 쓸 스피커를 살까 말까를 계속 고민하다 생각을 접었다. 미니멀리스트를 꿈꾸며.

6, January (Mon)

길었던 셧다운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날이었다. 가래는 좀 가라 앉았는데 기침이 심해져 고생이었다. 저녁엔 복싱대신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랐다. 컨디션을 회복하려 일찍 잠들려 했는데 실패했다. 대신 책을 마저 읽고 자정이 넘어서야 잠들 수 있었다.

5, January (Sun)

느지막히 일어나 점심을 먹고 찢어졌다. 오랜만의 충대 산책 후 집에와서 단 잠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언제나 이별은 어렵다. 그래도 각자의 생을 열심히 살다, 머지 않은 시간에 다시 만나기를 소망하며. 가래와 기침으로 고생을 한 주말이었다.

4, January (Sat)

오랜만에 성심당 빵으로 아침을 먹고, 이런저런 정리를 하는 낮 시간을 가졌다. 여행에서 사온 엽서들로 액자를 교체하기도 했다. 방어회에 사케를 한 잔 하다 하게된 전화로 오랜만의 급벙개를. 좀 서툴긴 했지만 무척 반가웠다. 너무 시간이 늦어버린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3, January (Fri)

짧았던 주코쿠, 시코쿠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다. 마지막으로 아쉬움이 남는 곳들을 갔다가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생각치도 못했던 편지와, 오랜만에 보는 반가운 얼굴이 좋았다. 완탕면으로 짧은 회포를 풀었다.

2, January (Thu)

원래는 우치코에 다녀오려 했는데, 연말연초 휴무로 대부분의 상점이 닫았다는 것을 잠들기 직전에야 알게되었다. 덕분에 계획에는 없던 시마나미 라이딩을 다녀왔다. 며칠전 오노미치 전망대에 올라 언젠가는 꼭 해보리라 생각했는데, 그게 이번이 될 줄이야. 인생이 행복함으로 가득 찼다는 생각을 했다. 60km의 업힐 다운힐로 마쓰야마로 돌아오는 기차에서 다리가 부서지는 것 같긴 했지만.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돈키호테에서 제일 저렴한 파스를 사서 허벅지와 다리에 가득 붙이고 잠들었다. “쉬운 길 어려운 길 상관없어~ 재밌는 길이라면” 이라는 생각만 가득했던 날이었다.

1, January (Wed)

전날 호텔에 체크인하며 보게된 일출 행사 안내 문구를 보고선, 아무래도 가는게 좋을 것 같아, 계획에 없던 일출을 보러 이르게 일어났다. 일출을 보고선 도고온천에서 상급의 방을 빌려 목욕을 했다. 알고보니 나쓰메 소세키가 머물렀다는 곳의 앞방이었다. 마쓰야마의 곳곳을 구경했다. 마쓰야마식 도미 솥밥도 먹어봤다. 수미쌍관을 장식하러 다시 마쓰야마 성에 올라 일몰도 구경했다. 전날 새해 카운트까지 보고 잠든터라 무척 피곤했는지 마트에서 사온 저녁거리를 먹고 그대로 뻗어버렸다. 올 한 해가 오늘처럼만 풀리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025년에 몇 번의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게될지 내심 궁금해지기도 했다.